그래서, 연말

해방일지, +224일(2022.12.20)

by 낙산우공

주변을 정리하면 좀 나아질까? 언제나 새해가 다가오면 괜스레 신변을 정리하고 새롭게 마음을 다진다. 변화에 대한 희망을 조심스럽게 공간에 투영해 보는 것이리라.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던 물건들을 치우거나 옮기고 공간을 새롭게 배치해 보면 그동안 왜 이렇게 바꾸지 않았을까? 놀라게 되는 일이 많다.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불편함을 감수했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애써 외면했던 것이다. 사물이건 사람이건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 보인다. 물건도 인간도 쉽게 성질이 변할 리 없건만 우리는 새로운 발견을 한 것처럼 놀랄 때가 많다.


그렇게 주위를 둘러볼 때가 되었다. 연말은 새해는 그래서 있는 것이다. 일상에 치여 놓치고 살았던 많은 것들을 되돌아보다가 때로 예상하지 못한 선물을 받을지도 모른다. 서랍 구석에 묵혀있던 돈다발은 아니더라도, 세상을 현실을 그리고 미래를 조금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희망을 볼 지 모른다. 달라진 건 그저 나의 시선뿐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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