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령 이후로 매 해 새로운 활동을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았다. 2023년에는 사람과 교육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성장교실' 코스를 들었다. 일종의 집단 상담 성격을 지니고 있는 코스인데, 거기서도 차마 내가 이 이야기를 꺼냈을 때 안전할지 확신할 수 없었던 지점이 있었기에...(높은 확률로 내가 안전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딱히 그 모임의 잘못이 아니다.)20대 후반의 내게 가장 중요했던 나의 연애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기였다. 한 달에 한 번씩 오송에 가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다. 이 책은 '성장교실'에서 접했고, 약 1년이 지난 지금에야 책을 살 일이 있어서 구매했다.
마침 시의적절하게도 트위터(현 X)에 이런 트윗이 돌았더랬다.
https://x.com/newbookbot/status/1828664350988775708
https://x.com/ssin_booot/status/1831903130512191645
(어째서인지 임베딩이 안 된다...)
“종결 욕구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 즉 불확실성을 서둘러 끝내려는 욕구다. 저자는 유럽의 젊은 층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네오나치즘이나 백인우월주의, 극단적인 세력의 활동을 지나친 종결 욕구의 결과로 본다.”
「어린 완벽주의자들」을 읽으며 위 발췌 내용까지 읽으니 국내에서도 각종 혐오가 판을 치는 이유 중 하나로 완벽주의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여성혐오처럼 인류 역사에 뿌리 깊이 박혔으며 위계가 강력하게 작동하는 혐오도 존재하겠지만...트랜스혐오와 조선족혐오와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느껴졌다.
학교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보호자 중 아이에게 터럭 하나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지닌 분들도 참 완벽주의자들이다. 그렇다고 교사가 완벽주의로부터 무고하냐면 그것도 아닐 거다. 두 어른들의 아래에서 아이들도 분명 완벽주의자로 자랄 것이다. 사회가 갈수록 각박해지는 것도 완벽주의의 영향이 한 몫 할 것이다...하...그렇다고 적당히 해도 괜찮다고 가르치면 아이에게 수치심(?)을 안겨줬다고 아동학대로 걸릴 수 있단다. 흠...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추면서.
요즘 교실에서 너그럽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라고 계속...아이들에게 생각을 먹여주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너와 같은 기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오직 너 하나뿐이야...남들도 마찬가지야...그러니까 괜찮아...
내가 아이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건 1년 정도가 고작일 거다. 당연히 그 이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지는 않다...단지 지금 씨앗을 조금 뿌려둔 게 언젠가 잘 자라기를 바랄뿐이다. 안 자라면 어떤가. 다른 어른들이 또 씨앗을 뿌릴 텐데. 그 과정에서 「어린 완벽주의자들」이 내 말과 행동에 하나의 지침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많은 선생님들이 읽어보면 좋겠고, 많은 보호자들이 가정에 한 권씩 두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