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다 부러질지도
이건 나에게 썼던 편지이지만,
같은 시기를 겪는 누군가에게 같은 위안을 주길 바라며.
“
도망친 나에게.
도망치고 싶은 나에게.
시작하면 끝날 때까진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밤하야.
때론 너무 힘들어 다 던져버리고 도망치고 싶어.
내가 버티는 건 ‘근성’일까 ‘미련함’일까?
우두커니 서서 시련이 지나가길 기다리려 다짐하는 동안
나라는 사람은 시련의 폭풍 속에서 너덜너덜해지는 것만 같아.
그래서.. 이번엔 다른 선택을 해보기로 했어.
도망친 밤하야,
도망쳐보니까 이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도망침으로 인해서 시련에서 잠시 멀어져, 나를 돌보고 위로해 주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잖아.
혼자 고요를 즐길 수 있게 됐잖아.
내 안에 조금씩 다시 공간이 생김이 느껴져.
도망치고 싶은 밤하야,
설령 네가 다시 도망치게 된다 하더라도,
네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이룰 수 없게 된 것이 아님을 기억하길 바라.
이제는 부러지는 아픔을 겪지 않고 유연하게 휘어지는 법을 알게 되길 바라.
이 길을 걷는 것을 멈췄다 하더라도 나의 성장이 함께 끝난 것이 아님을 나에게 계속 말해줘.
도망친 길에서도 나는 깎이고 다듬어져서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온기가 되어줄 수 있음을.
나를 가장 아끼고 응원하는 밤하가.
”
-
어른들은 종종 말하시지. “요즘 애들은 근성이 없어.”
그래서 나는, 나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나는 끈기와 근성이 있는 사람이기를 바랐어.
그렇기 때문에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멈추게 되는 게 마치 도망치는 것처럼 느껴지고 내가 어른들이 말하는 “요즘 애들”임을 증명하는 것 같아서 그만둘 수가 없었어. 아무리 내 몸이 망가지고 마음이 부서지더라도 말이야.
그런데 무너지면, 다시 나를 회복하고 달려 나가기까지 더 오랜 시간과 더 큰 힘이 필요하더라고.
그럴 바에, 잠깐 뒤로 물러서는 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 그 물러섬이 마치 새총의 고무줄을 뒤로 당겨 쏘는 것처럼, 더 멀리 날아가기 위한 후진이 될 테니까.
나의 목표에 합당한 스트레스가 아니라면, 굳이 버티지 말고 도망쳐도 될 것 같아.
목표에 합당한 스트레스가 아니라면 그건 불필요한 스트레스야.
따돌림이나 인격모독 같은 것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해.
성장을 위한 스트레스만으로도 벅찬데, 그런 불필요한 스트레스까지 견디다가 부러지지 말자.
길을 가다가 내비게이션을 확인하듯, 한 번 정한 길을 앞만 보고 가지 말고, 간간이 근성인지 미련함인지 분별력을 갖고 판단해 봐.
불필요한 스트레스라면 걷던 길을 멈출 용기가 필요할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