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해 주세요

걱정되더라도

by 밤하

자녀가 말을 듣지 않나요?
자녀가 어머님께서 생각해 두신 그 길로 가면 이 험난한 세상에서 조금은 쉽고 안전하게 인생을 걸어갈 수 있을 텐데, 자꾸만 고집을 부리니 걱정되고 답답하시겠어요.
그런데 저는 자녀를 믿어주고 응원해 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대학교를 그만둘 때에도, 그만두고 세무를 배울 때에도, 미용대학에 들어갈 때에도, 지금의 가게를 차릴 때에도 언제나 응원받지 못했어요. 오히려 엄마는 저에게 이런 말들을 하셨죠.
“넌 뭘 해도 끝까지 하는 게 없으니, 이번에도 쉽게 포기할 거야.”

“네 인생 네가 꼬고 있는 거야.”

“그 길로 가면 넌 분명 실패할 거라고 했어. 그럼에도 네가 그 길로 가기로 했으니 어떤 지원도 바라지 마.”

지금은 제 가게가 안정되어 가는 게 보이고, 저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부모님도 이젠 저를 많이 걱정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대견해하세요. 그런데 그때의 말들은 아직도 제 가슴속에 남아서 이 말을 하신 엄마를, 그때 나를 응원해주지 못했던 부모님을 향한 원망 한 조각이 되어버렸답니다. 그래서 전 저와 비슷한 말을 듣고 있는 저의 언니, 동생, 그리고 다른 어린 친구들의 편이 되어주고 싶어요.

제가 저의 길을 찾는 시행착오들을 거칠 때에,

하던 걸 그만두기도 하고 새로운 걸 도전하기도 할 때에,

제가 바라던 건 단순히 신뢰 어린 응원 한 마디, 특히 부모님의 응원이었어요.
부모님이 지원해 주면 너무나 감사했겠지만, 지원해 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기에 부모님이 금전적인 지원을 해줄 거라곤 단 한 번도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뾰족한 말들을 들으며, 제 속에선 계속 한마디가 시끄럽게 요동쳐댔어요. “지원해주지 못할 거라면 지지라도 해주지!!”
다른 사람들이 응원해 주어도 정작 부모님이 응원해주지 않고 나를 믿어주지 않으니 마치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어요.

저도 정말 힘들었고, 그걸 보고도 도와주실 수 없었던 부모님의 가슴은 찢어졌답니다.
그러니 모진 말들로 저를 멈추게 하려고 부단히도 애쓰셨어요.
하지만 저를 보아도 알 수 있듯, 걱정하고 까내린다고 포기하는 게 아니니, 낙담시키지 마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딸, 우리 아들이 결국 자신의 길을 찾아 당당히 어른이 될 거라고 믿어줬으면 좋겠어요.

본인의 인생이니, 걱정을 해도 자녀 본인이 더 오래, 더 많이 걱정한답니다.
거기에 걱정을 더 늘려 짐을 지우지 마시고, 격려와 응원으로 짐을 덜어주시는 게 자녀가 부모님께 바라는 것 아닐까요. 부모님의 말에는 큰 힘이 있답니다.
존경받는 사람이 주는 신뢰와 응원보다도, 부모님이 해주는 서툰 응원에서 더 큰 자신감과 힘을 얻게 되는 건 왜일까요.

너무 걱정하지 마셔요.

자녀가 무언가를 쉽게 포기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본인의 길을 찾기 위해 분주한 거라고 생각해 주세요. 저 역시 인생이 너무 짧아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제 길을 찾고자, 제 길이 아니라는 확신을 얻는 즉시 하고 있던 일들을 관두곤 했답니다.
자녀가 무언가 어려운 도전을 하는 것 같고 그 도전이 잘 될지 못 미덥다면, 그 도전의 끝을 보도록 격려해 주셔요. 그 도전이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고 일정 수준의 노력만 유지한다면 결국 뭐가 되어도 될 거랍니다.

자녀가 단순히 어머님의 꼭두각시가 되어 스스로 뭔갈 할 수도 없이 점점 나이만 먹길 바라는 게 아니라면, 주체적으로 뭐든 하고 싶어 하고-생각하고-노력할 때, 믿어주고 응원해 주길 바라요.
걱정되는 건 이해하지만, 때론 돌아가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크고 값진 배움을 얻게 될 거예요. 날아갔다가 잠시 추락하게 될 때를 대비해 그저 쿠션만 되어주세요. 그럼 다시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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