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
불행을 자랑하고 싶진 않아.
그런 말이 있잖아? 행복의 이유는 그럭저럭 비슷하지만, 불행의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고. 다양한 고난들이 있고, 누군가에 비하면 나는 너무나 힘든 삶을 살아왔지만, 어찌 보면 이 세상에서 내 고난은 평범한 축이고, 더 큰 불행과 암울을 경험한 사람들은 너무나 많지.
나는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게 고난이 없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아. 나도 마음고생 몸고생 해가면서 여지껏 살아남은 거지.
살아보니, 젊었을 땐 고생도 사서 한다지만 더 이상 고생하고 싶지 않아 지더라. 요령 피우면서 힘든 상황들은 요리조리 피해 가면서 살고 싶어졌어. 심각하게 살지 않고 인생을 가볍게 대하고 싶어졌어.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한없이 심각하지만, 가볍게 받아들이려고 하면 그 무게가 줄어드는 게 삶 아닐까?
그래서 이전처럼 어떠한 일이 내 인생 전부를 건 목표인양, 누군가와의 관계가 놓쳐서는 안 될 인생의 동반자인양 집착하지 않으려 하게 됐어.
반드시 잘 보일 필요가 없고, 반드시 성취할 필요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내 가치관에서 ‘반드시’를 내려놓으니까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아.
문제들이 연달아서 찾아오고, 감당하기 힘든 짐들이 두 어깨에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꾸역꾸역 버텨오던 인내심과 함께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이 앞으로 고꾸라져 넘어지게 되는 것 같아. 문제들을 하나하나 볼수록 버거움에 앞으로 한 발 내딛는 것조차 무섭게 느껴지지. 그럴수록 나는 결국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 “한 발”이라는 것을 기억하려고 해. 어떤 큰 문제들을 당장 해결하는 게 아닌 한 발을 내딛는 게 내가 할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잖아.
무언가를 그르치게 된다 하더라도 그저 인생의 방향이나 속도가 달라질 뿐이지 인생이 무너진 건 아니라는 걸 의식적으로 떠올려.
어떤 버거운 일도 무서운 일도 그 순간 눈 딱 감고 감당하면, 아무리 날 괴롭히는 일이라도 결국 시간이 지나 한 조각의 기억이 될 뿐이야.
행복한 나날을 보내든 괴로운 나날을 보내든, 시간은 똑같이 흘러가고
멀리서 보면 계절은 평화롭게 바뀌어가고 있어. 그러니 감당해야 할 일이라면 무게라도 가볍게 느껴보자.
우리 너무 무겁게 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