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언어
같은 언어로 소통함에도
다른 언어를 쓰는 듯한
답답함.
타국을 여행하는 나그네가 아님에도
이방인인 듯한
동떨어짐.
지구를 걷고 있지만
나는 어쩌면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이 아닐까?
돌아갈 행성은 잊었고,
그렇다고 이곳에 섞이지도 못한 채
시간을 떠돌았다.
-
어느 날,
작은 아이를 만났다.
우리는 서로에게 놀랐다.
처음으로
자기 언어를 알아듣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이티와 소년의 손가락이 맞닿듯
우리는 언어로 이어졌다.
그 순간의 이어짐은
아이와 나 사이의 만남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건넨
위로이자 포옹이었다.
내 글은
그 이어짐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
지구별 어딘가에 흩어져 있을,
어쩌면 같은 행성에서 건너왔을지도 모를 이들에게 보내는
외계인의 편지.
외로움의 언어로 꾹꾹 눌러쓴 기록.
그리고 나는 안다.
이 문장이
우리에게 닿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에 가까운,
갈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