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으로 만든 보석

결핍이 많은 너도 괜찮아

by 밤하

결핍은 짓궂은 도깨비 같아.

평소엔 잠잠하다가도, 어느 순간 튀어나와 한 사람을 매우 비참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사람의 마음속, 가려뒀던 커다란 구멍을 들춰내기도 해.


결핍은 거꾸로 자란 용의 비늘처럼, 건드려지면 평소에 아무리 어른처럼 행동하던 사람의 가면도 벗겨버려서 상처받은 연약한 어린아이로 만들어버리지.


결핍이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약점일 뿐 공생하기 힘든 족쇄 같아.

하지만 결핍 덕분에 우린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매일매일 깊어지는 구덩이에서 마음을 적셔줄 물 한잔을 길어 올릴 수 있게 돼.
괴로움을 품은 조개의 몸속에서 아름다운 진주가 나오듯, 우리 마음으로 품은 역경도 귀한 보석으로 변하게 될까?

내 결핍을 입 밖으로 꺼내게 되면 우리의 사이를 단절시키는 돌무더기가 되지만, 잘 다듬어 이렇듯 글로 옮기게 되면 우리를 이어 줄 돌다리가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해.
결핍 덕분에 나는 사유하는 즐거움과 글 쓰는 기쁨을 느껴.
그렇게 완성된 내 글이 보석 한 조각이 되어 누군가의 마음을 비추게 된다는 게 아름다워.



그래,

결핍은 우리 마음에 부는 황량한 모래 바람이지만, 그것을 품은 채 치유하고 보호하고 다독이며 우린 진주를 만들어가.
결핍을 숨기기 위해 애쓰든, 없애려고 애쓰든, 결핍을 다루려 뒤척이는 우리의 몸부림 자체가 아름다운 보석을 만들고 있었음을 알게 됐어.

결핍이 가득한 너도 괜찮아.
그 많은 결핍들이 보석으로 변해 너를 반짝이게 만들어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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