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에만 낭만인 것
어른들이 이렇게 하는 말 많이 들어봤지?
“젊음이 참 예쁘다.. 너는 아직 어려서 우리가 이렇게 말하는 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지?”
아니요. 너무 잘 알아요.
단순히 제 얼굴이 예쁜 게 아니라 제가 가진 젊음이 너무 예뻐서 이 시간이 지나가는 게 아까울 때가 많아요. 이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과 경험들이 다 너무 소중해서 젊음이 몇 년 안 남았다는 게 사무치게 아쉬워요.
올해 특히 친구들과 많이 놀았어. 추억을 하나하나 만들어갈 때마다 지금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지나가지 않길 바랐어. 입안에 들어온 맛있는 음식을 최대한 오래 느끼려 애쓰는 것처럼, 멈추지 않는 시간을 최대한 품어보고자 감각을 곤두세웠어. 난 아직 한국나이로 26살이야. 하지만 내가 지금 젊음의 끝자락에 있다고 깊게 느끼는 이유는 이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게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야.
지금은 돈이 없어도 궁상이 아닌 낭만으로 여길 수 있지만, 나중엔 돈이 없으면 자괴감이 들겠지.
또 나중엔 돈이 있기에 지금 해보지 못한 경험도 할 수 있을 테지만, 진짜로 돈이 없었고 또 그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던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낭만은 느낄 수 없겠지.
인생의 전환기 한가운데 있는 이 시기에,
서로의 지위나 경제력을 따지지 않고 사람 자체만을 바라보며 대할 수 있는 때는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꼭 경제적인 게 아니어도, 경험적으로나 지식으로나 미완성이 너무나 당연한 시기인 지금에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다 너무 소중해.
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한 해가 시작하자마자 그 해가 어서 끝나길 바랐고, 한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어서 방학이 오길 기다리는 그런 사람이었어. 어렸을 때를 포함해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나는 현재를 살지 못했던 것 같아. 해야 할 것들과 이루고 싶은 것들의 무게에 눌려 이미 그것들을 이룬 미래의 내가 어서 되기를 바라며 꾸역꾸역 하루하루, 한 해 한 해를 살아갔어.
어쩌면 지금 내가 현재를 소중히 하라는 메시지의 글을 쓰고 있는 것은, 급한 불을 껐기 때문일 거야. 안 그랬으면 여전히 ‘어서 올해가 끝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겠지.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건,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 말해주고 싶어서야.
버거운 나날 역시 그 시기에만 겪는 낭만일 수 있다고.
지금 하는 고민, 생각, 감정은 다 이 시기에만 느낄 수 있는 것이기에, 그게 어떤 색을 지니고 있든 인생이라는 그림을 더 깊고 아름답게 만들어줄 거라고.
각각의 시기에만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경험과 감정이 있기에, 그 시기가 지나가 버리기 전에 그 시간이 줄 수 있는 건 다 얻고 싶은 욕심이 생겨. 사랑도 도전도.
시간은 너무 짧아. 고민하고 망설이다가 도전도 못해보지 않도록 과감해질 거야.
마음껏 도전하고 아낌없이 사랑하고 싶어.
청춘뿐 아니라, 인생의 모든 계절이 그런 것 같아.
그때가 지나고 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지. 그러니 지금이 주는 것을 다 받아내길 바라.
나의 지금 역시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