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나는 여유 있는 사람을 동경하며, 흉내 내서라도 그 여유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어.
하지만 난 애초에 여유를 갖지 못한 상태였고, 나를 숨기는 태도 자체가 여유롭지 못함을 알게 될 뿐이었지.
아직도 나는 여유롭지 않지만,
여유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 조금은 보이기 시작한 것 같아.
여유는 먼 미래에서 갑자기 찾아오는 선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재료들이 천천히 쌓여서 만들어지는 거였어.
경제력,
시간,
경험,
그리고 실력.
이중 어느 것도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았고, 천천히 나를 통과해 오래 머물러야 비로소 여유가 될 수 있음을 매번 느끼게 돼.
억지로 가지려 해 봐야 얻어지지 않으며,
그저 모든 오늘들을, 모든 지금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정직하게 견디고, 채우고, 쌓아야 하는 거였어.
그리고 또 하나,
여유는 “원함이 적을 때” 찾아온다는 것도 알게 됐어.
원하는 것이 적을수록,
기대가 줄어들수록,
마음은 흔들리지 않고 고요를 찾지.
나는 아직 그 단계에 닿지 못했어.
여전히 조급하고,
아직 이루고 싶은 것이 많고,
나를 증명하고 싶은 마음도 완전히 내려놓지 못했어.
하지만 예전처럼 나를 몰아붙이지는 않으려고 해.
여유는 마음먹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살아낸 시간들 사이에서 천천히,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것이니까.
오늘도 조금씩 쌓아가.
무언가를 열심히 한 날이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이든,
오늘이 주는 것을 온전히 받아내며.
언젠가
나도 여유를 갖게 될 거야.
그때가 올 때까지
빠르게 달리기도, 천천히 걷기도 하며
자연스럽게 흘러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