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따뜻하다
내 마음에 봄이 온 건지,
봄이 와서 마음이 따뜻해진 것인지.
한 때는 내가 뻗은 손마저 차갑게 외면받던 계절이 있었어.
스스로 일어나는 법을 배웠고,
대가 없는 친절을 믿지 않게 됐고,
혼자 버틴 시간이 어느새 자랑이 되기도 했어.
그런데 요즘은 이상해.
분명 아무도 없던 자리인데
문득 돌아보면 내 곁에 사람들이 서 있어.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떠올려주는 사람,
나를 걱정하며 시간을 기꺼이 주는 사람,
내가 힘들었던 걸 몰랐다는 이유로 마음 아파하는 사람.
작고 따뜻한 마음들이 하나둘 모여 내 안에도 봄빛이 번져.
사람들이 봄으로 내게 와준 것인지,
내 마음이 봄이 되어 세상의 색을 다시 발견한 건지.
세상이 달라졌든,
내가 달라졌든,
나는 지금 어색한 봄을 맞이하는 중이야.
겨울이 너무 길었어서
이 계절이 낯설고 어쩐지 미심쩍기도 하지만,
그래도—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