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호하는 방법

밟히지 않기 위해 배운 것들

by 밤하

나는 오랫동안
나를 보호하는 법에 대해 고민해 왔어.

특히 성인이 된 후로는
세상이라는 정글 한가운데에 놓인 채

살아남아야 하지만
나를 지켜줄 만한 무기 하나 쥐고 있지 못한 사람처럼 느껴졌어.

천적들에게 뜯기듯 흔들리며
계속 같은 질문을 되뇌었어.

왜 나는 나를 지키지 못하는지.
나에게 없는 게 무엇인지.

그러다 나는 나를 보호하는 세 가지 방법을 발견하게 돼.

1. 전문성을 기르는 것
2. 외모를 가꾸는 것
3. 내적 경계를 세우는 것

전문가가 된다는 건
비단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었어.

실력을 갖춘다는 건
사람들로부터 존중을 받을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뜻이었어,

가시를 세우지 않아도,
무해한 얼굴을 쓰지 않아도,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나로 있어도 괜찮다’는 허락을 받는 자리.
그 자리가 바로 전문가의 자리였어.

외모를 가꾸는 일 역시 허영의 표현은 아니었어.

단정함은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조용한 요청이었고,
나를 내가 존중하는 태도는
사람들로 하여금 선을 넘기 전에 멈추게 했어.

그리고 최근에야 알게 된 것,
내적 경계를 정하는 일.

모두에게
나를 다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
모든 걸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

내 안으로 아무나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
내가 허용하는 영역의 크기를 스스로 정하는 것.

이건 내가 마지막으로 들어야 할 방패였어.

이제는 알아.

나를 보호하는 법은
가시를 세우는 일이 아니라는 걸.

실력을 갖추고,
태도를 가꾸고,
선을 그을 줄 아는 사람은

굳이 소리치지 않아도 함부로 다뤄지지 않아.

이 발견은 생존의 흔적,
더 이상 밟히고 싶지 않았던 한 사람의

필사적인 발버둥이야.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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