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자랐다는 착각

누군가의 청춘 위에서

by 밤하

“나는 혼자 컸어.”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종종 듣곤 해.
나 역시 이렇게 말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어.

부모님은 해준 게 거의 없고,
나는 스스로 버텨 여기까지 온 사람이라고 믿었어.

그런데 어느 순간 알게 됐어.
그 말이 얼마나 쉽게 나온 말이었는지.

정말로 혼자 큰 사람이라면,
아무리 보잘것없는 울타리라도

그것조차 없이 세상에 홀로 놓여 자라야 했을 거야.
비바람을 막아주는 지붕도,
돌아갈 집도,
기다리는 얼굴도 없이.

나는 그렇지 않았지.

또래 친구들과 받은 것이 달랐을 뿐,
부모님이 해준 것이 없었던 건 아니었어.
나 역시 부모님의 청춘 위에서 자란 아이였어.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우리를 낳았고,
포기하지 않았고,
어떻게든 부족함 없이 키워보려 애쓰셨어.

청춘을 바쳐
세 아이의 무게를 버텨낸 사람들.

그것만으로도 존경과 공경을 받기에 충분했던 거야.



나는 혼자 게 아니야.


많이 서툴렀고,
완벽하지 않았고,
때로는 부족했을지라도,
누군가의 애씀 위에서 여기까지 온 거야.


그래서 이제는 말하게 돼.

혼자 큰 사람은 거의 없다고.
그리고 우리는,
우리를 위해 시간을 내어준 사람들에게
조금 더 감사해도 된다고.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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