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처럼

파동의 이어짐

by 밤하

연말이 되면
한 해가 끝났다는 아쉬움과 한 해 동안 해놓은 게 없다는 허탈함에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가,
12월 31일이 1월 1일이 되는 순간
새로운 한 해는 멋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붕 떠 있는 나.

임대료지원금 30만 원을 신청했다고 믿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실 신청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을 때의 자책감.

맡겨둔 돈인양 자신감 있게 기다리다가,
그 돈이 사실 허상이었음을 발견했을 때의 허무함.

애써 마음을 다스려보려고 떠올리는
지난 실패의 기억들과 사기당해 큰돈을 날린 사람들의 비극.

처음 가게를 열 때 내가 냈던 6개월치 월세 132만 원이
사실은 나 이전에 그 자리를 사용했던 부모님이 냈어야 할 몫이라는 걸 발견했을 때
잠시의 획득감.

사실상,
내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은 거의 없는데도,

보이는 숫자 하나가 바뀌고
기다림의 정의가 달라지고
내가 사용한 돈의 의미가 바뀌고
손해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가벼워졌다
붕 떴다 가라앉았다

이 모든 과정이
내가 얼마나 얄팍한 사람인지를 느끼게 만드는 우스움.

작은 사건 하나가 나를 세게 흔들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은 파도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바다처럼
그저 반복되는 삶의 파동.

잃었다 얻었다
얻었다 잃었다
기뻤다 슬펐다
슬펐다 기뻤다

파도가 다가왔다 멀어지며 이어지듯
그렇게 이어지는 게 우리의 삶일지도 몰라.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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