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그러나

저울의 양 끝

by 밤하

내가 틀릴 리 없다고 믿는 건 자존심,
나도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건 자존감.

나의 부족함을 견디지 못하는 건 자격지심,
부족한 나여도 충분하다고 느끼는 건 자신감.

타인의 빛으로
자신의 그림자를 재는 건 자격지심,
너와 함께 빛나며
우리가 되는 건 자신감.

나를 빛나는 사람으로 포장하는 건 자존심,
내 존재의 빛을 바라보는 건 자존감.

한 끗 차이,
그러나 양팔 저울의 양 끝.

노력하지 않아도 얻어지는 것과
노력만으로는 얻어지지 않는 것.

바닷물에 씻겨 사라지는 모래성과
폭풍 중에도 남아있는 바위 위 집.

쉽게 얻을 수 없기에 아름답고,
쉽게 무너지지 않기에 강하다.

그리고
강함은 언제나
기초 위에 세워진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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