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닳은 오후>
방바닥에 엎드려조용히 울지 않는 연습을 했다햇살은 창틀 위에 멈춰 있었고나는 하루치의 감정을 눌러 삼켰다그날의 창틀엔 먼지가 쌓였고나는 조용히 닳아갔다누군가를 기다리듯, 아니 아무도 기다리지 않듯시간만이 나를 스치고 지나갔다한 번도 부른 적 없는 이름인데이상하게 입술이 기억했다말하지 않았던 마음이그 이름 앞에서만 제멋대로 움직였다기억은 뭉툭하게 남았고내가 다 닳아버린 것을당신은 아직 모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