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었다
오늘도 나는 흔들었다
그 흔들림이 싫지 않았다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바람에 닿는다는 뜻이니까
몇 번이고 꺾이고
한참을 휘어진 마음이지만
그 자리에서 여전히
나는 서 있다
누가 그러더라
바람은 나무의 뼈를 만든다고
그래서일까
스쳐 간 바람마다
내 안에 골격이 생겼다
그건 단단함이 아니라
견딤의 모양이었다
어느새 나는
바람의 뼈를 닮아 있었다
쉽게 부러지지 않고
쉽게 울지도 않는 마음
하지만 여전히
어딘가에 닿고 싶어
기울어지는 마음
살아 있는 건
그런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