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편지를
다시 읽다가 보는
지우지 못한 한 문장
그 문장은
내가 끝내
보내지 못한 마음
흰 종이 위에
한 줄의 먹물 번지듯
내 마음도 그렇게 번져버렸다
잊으려 하면
잊을수록
더 선명해지는 문장
그건 사랑이 아닌
살아 있는 흔적 같다
눈물로 덮은 자리에
빛을 비추면
다시 드러나는 마음의 글씨
그것을 지우지 않기로
다짐한 내 마음
희지 못한 마음도
하나의 기억이 되어
내 안에서 자란다
언젠가 바람이 불면
그 문장이 조용히 흔들리겠지
그때야말로
비로소 나를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시그널]
희지 못한 마음에도 여전히 생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