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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가체프 Sep 06. 2024

초등학교 2학년, 눈물의 등굣길

** 먼저 읽으면 좋은 글

학교를 꼭 가야 하나? 초등학교를 꼭 다녀야 하나? (brunch.co.kr)




엄마랑 문제집 100장 푸는 게
더 낫겠어.




슬그머니 가방에서 꺼낸

크리넥스 티슈 한 장을 반으로 접고 또 접어

눈가에 한가득 고인 눈물을

그저 톡톡 두드릴 뿐인 아이가

겨우 입에서 꺼낸 한 마디였다.



위로랍시고,

학교 가야지 공부도 하고,

친구도 만날 수 있다고

며칠 째 아이를 다독이곤 했었다.




선생님은 너무 무서워.
학교 가기 싫어.

엄마가 너무 좋아.
엄마는 이렇게 다정하고 친절하게
책도 읽어주는데 말이야.




어젯밤, 잠자리 독서 중에

아이가 한 말도 떠올랐다.


어린이집 시절과는 달리,

아이를 들여보내기 싫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두려움 가득한 표정과 긴장된 자세로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을

아이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사회적 동물 인간으로서의 과정과 연습이라지만

굳이 이런 환경에 아이를 둘 필요가 있을까?



1학년 때는 학교 잘 갔었지...



그럼에도...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자,

아이의 발걸음은 자동적으로 움직여지고,

나도 차마 붙잡지 못했다.



크게 소리치거나 떼쓰지 않으니

더 안쓰러웠다.



홈스쿨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고,

타고난 아이의 성향과

우리 환경에 대해서도 돌아보았다.


같은 반 친구들도 선생님이 무섭다고 말하기는

매한가지였지만

우리 아이만큼 벌벌 떨지는 않았다.


(선생님을 무서워해야 할 장난꾸러기들은

오히려 선생님 말은 안중에도 없고,

계속 장난치고 수업 분위기를 흐리고

선생님이 또 소리 지르게 만들고,

우리 아이는 벌벌 떨고... 좀 억울하긴 하다.)



화를 내고 무섭게 해도 엄마는 엄마고,

양가 집안을 통틀어 여전히 한 명!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아이...

크게 잘못하는 일도 없는 아이라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당연히 오냐 오냐일 수밖에 없다.



무서운 어른을 만난 적이 별로 없는 아이,

좀 틀리고 꾸중 들어도 괜찮은데

그게 싫고 잘하고 싶은 아이...



2학년이 된 지 2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담임 선생님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우리의 환경을 당장 바꿀 수도 없고,

그저 괜찮다고,


엄마도 무서운 선생님 많이 만났었다고,

엄마도 너무 무서워서 울고 그랬는데

지나고 보니 그렇게 무서워할 필요가 없었다고,

너는 그저 네가 하는 일에 충실하면 된다고,


혹시 잘못해서 야단맞아도 괜찮다고,

다음에 안 그러면 된다고,

아이를 토닥여 주는 수밖에...



2024년 3월13일




울지 말고
사랑과 행복으로
친구를 사귀어 보자!

일찍 자자 ♡




아이는 아이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해 보고자 노력했고,

나는 3월 말, 학교 총회에 가서

담임 선생님을 만날 날만을 기다렸다.





예상치 못했던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눈물의 등굣길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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