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붉은 역병, 홍역

by 초이르바

홍역이 찾아온 날,

소문만 마을을 휘젖고 다녔다.

예닐곱 살 아래

아니 가끔은 열 살 위 아래,

하나씩 조용히 데려가는 홍역,

부모는 반항도 못하고

울음마저 삼켰다.

잘 대접해야 떠난다고 믿는 작은 손님,

눈치보며 떠나기만 바라던 붉은 역병,

마을 아이들 모두 거두어 떠나고

마을은 적적해졌다.

자식 많아야 복 받은 집이라던 시절,

손님이 소리 없이

어린 아이 놀던 집 싸립문으로 들어온 날,

힘 없이 손님 따라 떠난 이종 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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