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이 찾아온 날,
소문만 마을을 휘젖고 다녔다.
예닐곱 살 아래
아니 가끔은 열 살 위 아래,
하나씩 조용히 데려가는 홍역,
부모는 반항도 못하고
울음마저 삼켰다.
잘 대접해야 떠난다고 믿는 작은 손님,
눈치보며 떠나기만 바라던 붉은 역병,
마을 아이들 모두 거두어 떠나고
마을은 적적해졌다.
자식 많아야 복 받은 집이라던 시절,
손님이 소리 없이
어린 아이 놀던 집 싸립문으로 들어온 날,
힘 없이 손님 따라 떠난 이종 사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