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코람 하이웨이 - 해탈 퇴직자의 단체 배낭여행
나,
저녁 열 시 반에
서산마루에 해를 거는 카스라네.
버려진 땅, 타클라마칸 사막 아래,
흙으로 쌓은 카스 고성에는
나무 수레바퀴를
나무에도, 벽에도, 집 문 위에도,
아니, 하늘에도 걸어 놓았다네.
해가 뜨고 지는 하루도 수레바퀴.
먹고 자고 일어나는 날도 수레바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좌판을 여는 대바자르 상인의 일상도 수레바퀴.
어제도 찾고, 오늘도 찾는 관광객도 수레바퀴.
세상은 돌리면 돌아가고
안 돌려도 돌아가는
그런 수레바퀴라네.
나, 카스는 수레바퀴를
작은 체구 당나귀에게 끌게 하다가
마침내 허공에 수레바퀴를 걸어놓았다네.
낮의 강렬한 태양 아래에선
더 겸허하게 걷고,
밤의 부드러움 안에선
잔을 들고 목청을 돋우라고
카스 고성 나무마다
온갖 불빛을 걸어놓고
하늘에 불빛 레이저로 친구를, 애인을, 그리움을 찾으라 하네.
그래도 세상은 당나귀가 끄는 둥근 수레바퀴 두 짝이면 되지 않겠나.
밤하늘로 가라,
카슈가르, 카스는
허공에 수레바퀴 걸어 놓았다네.
카라코람 하이웨이 시작 길목에,
젊은이들을 밤의 거리로 굴리려
걸어 놓았네.
둥글어야 굴리지 않겠나,
둥글어야 돌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