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시베리아 횡단 열차, 자작나무 좀비 - 퇴직자의 세계 단체배낭여행
모스크바 물길은 네바강 유람선이 가르고
모스크바 땅길은 메트로가 탐험한다.
메트로 검색대를 지나면
지하철 타는 탑승구까지 까마득한 경사 하나,
입구 상자 속 근무자는 종일
기다란 에스컬레이터 승객을 내려다 본다.
방공호로, 테마 박물관으로, 지하 벙커로
검은 운전사 이야기가 스민 곳,
플로샤디 레볼류치, 혁명광장 환승역에서는
행운 들어오라 군견 동상 코를 어루만지고
돈 들어오라 여인이 안고 있는 닭을 쓰다듬는다
행운과 돈이 구리 동상에 황금색으로 반들거린다.
도스토옙스카야 역에는
죄와 벌, 악령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백치의 주인공들이 나 알지, 하며 바라본다.
고대 러시아 도시를 모자이크로 채운 트루브니아 역은
벽면 성당 그림을 시민이 붙인 십자가로 완성했더란다.
림스카야 역엔 대리석 분수가 물을 뿜고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는 열차역 키옙스카야는
옛 전화기를 들고 통화하는 농부의 시선이 깊다
모스크바 땅속 길은 얼지 말라 감춰 둔 군중 미술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