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림자의 노래 2]제4부 남인도, 힌두 사원과 성당과 교회의 공존
인천공항 폭설로 하루 늦은 남인도 뭄바이 도착,
여행자 거리 꼴라바 숙소는 어제가 되고
오늘 꼴라바로 향하는 길,
인도 없는 도로에
오토바이거나 택시, 자가용, 버스들이
자기도 간다고 삑삑 쿨렁댄다.
길가 경사진 넓은 도서관 계단에는
펼쳐진 책들처럼 여기저기 젊은이들이 앉아 있다.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뭄바이,
등대처럼 불빛이 밤하늘에 솟아오르고
타즈 호텔이 뿌린 황금빛이 밤물결 위에 출렁일 때
조각배들은 불빛을 인도의 자랑처럼 호텔에 반사한다.
검은 밤이 아닌 어두운 밤,
어두운 색의 얼굴들이 광장에서 물결처럼 출렁이고
방파제에는 사람들이 길처럼 앉아 있다.
인도에서는 인도를 보아야 한다지만
대물림으로 평생 빨래만 하는 도비가트는
나만이라도 가지 않아야 한다.
돌아오는 길,
발목이 어둔 남자가 도로 위에 일찍 자리 잡고
팔베개로 사람 사는 세상을 잊었다.
어디로 가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두리번거리다가
도로 들어온 숙소,
갈릭난과 탄두리 치킨을 탁자 없는 방에 펼쳐
몇 거리를 돌아 사 온 킹피셔를 딴다.
창문이 다 닫히지 않는
도로변 마나마 호텔,
밤새 공사 소리와 차량 소음이
펄럭이는 이불처럼 나를 흔든다.
인도에서 인도를 걷기는 힘들어도
인도는 젊다.
인도는 방을 청소하지 않은 채
잠에 취한 젊은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