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썰매와 옷 태우기

제1부 도깨비와 은하수 마을

by 초이르바


썰매와 옷 태우기


고양이 세수하고

뜰팡 올라 마루 바닥에서 문고리 잡으면

손가락이 찰싹 달라붙는 겨울 아침,

숟가락 놓으면 쫘악 얼음 깨지는 소리,

집앞 개울로 달려간다.

깊어야 허리춤,

투명한 얼음 아래 고기들이 사람을 보고도 냉숭냉숭,

학교 창틀 도르레 철사 뜯어 만든 썰매,

흐르는 물 숨구멍에는 살얼음,

해가 솟아 미끄러지며 풍덩,

나무 삭정이 모아 모닥불 피워 옷을 말린다.

남들 썰매 타는 것 구경하며

덜덜 떨며 더 가까이 불에 다가가다

어느 새 앗 뜨거,

이삼 년 더 입으라 사 준 키보다 긴 나일론 바지,

꼬마 마음처럼 쪼그라 들어 굳어진다

감추어도 바로 알아차히는 어머니.

썰매 훈장은 옷이 헤질 때까지 억척같이 매달려 대롱거린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8화1-7. 설날 마을 세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