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도깨비와 은하수 마을
썰매와 옷 태우기
고양이 세수하고
뜰팡 올라 마루 바닥에서 문고리 잡으면
손가락이 찰싹 달라붙는 겨울 아침,
숟가락 놓으면 쫘악 얼음 깨지는 긴 소리,
집앞 개울로 달려간다.
깊어야 허리춤,
투명한 얼음 아래 고기들이 사람을 보고도 냉숭냉숭,
학교 창틀 도르레 철사 뜯어 만든 썰매,
흐르는 물 숨구멍에는 살얼음,
해가 솟아 미끄러지며 풍덩,
나무 삭정이 모아 모닥불 피워 옷을 말린다.
남들 썰매 타는 것 구경하며
덜덜 떨며 더 가까이 불에 다가가다
어느 새 앗 뜨거,
이삼 년 더 입으라 사 준 키보다 긴 나일론 바지,
꼬마 마음처럼 쪼그라 들어 굳어진다
감추어도 바로 알아차히는 어머니.
썰매 훈장은 옷이 헤질 때까지 억척같이 매달려 대롱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