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가리키다 다리에 총 맞은 윗마을 사냥꾼,
삼천만원 포상금 받아 서울로 이사 가고
비상 걸린 예비군들은
총을 메고 괜히 마을 우물물을 마시며
눈만 껌벅이는 두꺼비처럼 시간을 잡아 먹었다.
마을 아낙들 산속에서 고사리를 꺾다가
흔적 없는 고라니에 주저 앉아도 신고,
부스럭거리는 산쥐 흔적 없음에 신고
신고로 끝나는 간첩 신고.
하늘 삼백 평 골짝 마을에
가진 거라고는 마당 한 켠 장독대 몇 개,
닭서리 소란은 가끔씩 있어도
된장 고추장 도둑은 무장 간첩뿐,
붉은 삐라 산 속에 나폴거리던 시절,
충청도 전라도 경계 깊은 숲에서
연기 나지 않는 싸리나무로 밥해 먹던 사람들.
미군과 군경 따라 예비군들도 줄지어 갈 때
윗마을 아이들은 초코렛을 먹고
사냥꾼 앞장 서서 다가가다 탕탕탕,
둘은 윗마을에서 무덤이 되고
셋은 강원도에서 삶이 끝났다
무어 할 게 있다고
그 먼 산골짝 마을까지 와서 된장 고추장을 도둑질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