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맑은 하늘에 날벼락 천둥소리,
마을 앞산이 품은
전투기 날개 하나,
두 번째 힘겹게 들어온 트럭에
넘치는 날개 실려 나가고
고사리 꺾으러 가서 주운 쇳조각,
양은솥이 되어 집마다 가구가 늘어났다.
육이오 때 통째로 버린 총탄 탄피 빼내
엿 사먹던 어린 시절,
밭에서 쇳조각 두들기며 놀다가 터진 수류탄에
비바람에 떨어지는 감꽃처럼
이른 낙과 네다섯,
전투기끼리 부딪혀 탈출한 조종사들,
배티재 이치대첩으로 지켜낸 마을은
어릴 적 전쟁 끝난 일상의 전장터.
장마에 떠내려온 불발 박격포탄이
바위 아래 자리잡아
멀리서 되돌아가던 쇠붙이 동네.
여린 살갗 단단해지다 까매지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