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쇠붙이의 기억

by 초이르바

어느 날

맑은 하늘에 날벼락 천둥소리,

마을 앞산이 품은

전투기 날개 하나,

두 번째 힘겹게 들어온 트럭에

넘치는 날개 실려 나가고

고사리 꺾으러 가서 주운 쇳조각,

양은솥이 되어 집마다 가구가 늘어났다.

육이오 때 통째로 버린 총탄 탄피 빼내

엿 사먹던 어린 시절,

밭에서 쇳조각 두들기며 놀다가 터진 수류탄에

비바람에 떨어지는 감꽃처럼

이른 낙과 네다섯,

전투기끼리 부딪혀 탈출한 조종사들,

배티재 이치대첩으로 지켜낸 마을은

어릴 적 전쟁 끝난 일상의 전장터.

장마에 떠내려온 불발 박격포탄이

바위 아래 자리잡아

멀리서 되돌아가던 쇠붙이 동네.

여린 살갗 단단해지다 까매지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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