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칠월이면
인삼을 대나무 칼로 하얗게 깎는다
아침이 이른 여름 새벽부터
마을 아낙들은 인삼 캔 집집마다에서
칠월 땡볕아 빨리 말리라고
이른 새벽부터 점심 때까지
인삼 잔뿌리를 자르며
굵은 몸체 껍질만 슥슥 벗긴다
산에서 풀을 베어
일년 동안 논밭에 넣고 갈아
사년 동안 풀 한 포기 접근하지 못하게 하더니
캐기 한 열흘 전부터는
텐트도 없이
후래쉬만으로
어둠 속 모기를 쫓아내며
도둑을 감시하던 아버지,
오늘은 한여름 더위에도 땀방울조차 맑다
비가 내리면
방안에 넣고 연탄불을 피우며
선풍기를 돌리던 날들,
지나가는 엿장수에
몇 뿌리 자기 집 인삼 훔쳐서 엿사먹던 동네 아이들,
인삼 캔 밭에서
곡괭이로 이삭 줍던 여름날,
토종닭에 인삼 넣은 계삼탕 아닌 삼계탕,
내 학비를 대주던 인삼.
사람 닮아 걸어오던 인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