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올라도 뒤를 봐야 자신이 얼마를 올라온 지 안다. 끝없이 위만 바라보면서 간다면 자신의 수준을 결코 정확하게 헤아리기 어렵다.
어제, 난 그렇게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정말 미숙하고 느리던 시기를 악착같이 버티고, 이제는 시간이 꽤나 흐른 뒤 다시 그 길을 올랐다.
그땐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도움이 필요한 나였다.
어느 순간 다시 와보니 내가 누군가의 짊을 내 짐에 더해 부담하고 있었다.
내 몫을 다해내며 그에 더해 누군가를 도와주고 있는 내 자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발전이다. 분명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그동안의 힘든 시간을 버텼고, 난 분명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갔었다.
아니, 한 걸음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게 어제 난 내가 꽤나 많이 올라왔음을 실감했다.
이젠 또 위를 보고 올라야 한다.
내가 힘들었던 그때보다 더 많은 짐을 들고 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을 감당하는 것마저 이젠 내 몫이 되어간다.
난 계속 진화를 이룩한다.
그 끝을 감히 헤아릴 수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