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날 맛본 쓴맛을 잊고자 하였다
지난 가을의 맛은 너무나도 쓰라렸기에
밭에 씨를 놓고 열 달 정성 쏟을 농사가
우리 집은 채 일곱 달을 넘기지 아니하였다
그 칠삭둥이 농사는 우리 집에 곧 흉년을 들게 하였다
칠삭둥이 종자를 묻으며 우린 땅이 울리도록 통곡했다
짠맛 머금은 전답에도 개구리 잠 깰 날 온다
봄에는 며느리 내놓고 가을엔 딸내미 내놓는다 하던가
전답을 들쑤시는 봄볕이 맵다
지난 가을날 맛본 쓴맛을 잊고자 하였으나
우리 내외에겐 새참으로도 지울 수 없도록 서글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