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뉴비를 위한 글을 쓰려다 느낀 것 몇 가지

어려운 걸 어렵게 말하는 건 쉽다. 어려운 걸 쉽게 말하는 건 어렵다.

by 별과 나침반

1. 어려워도 배우고 넘어가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어느 정도로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풀어서 설명하면 길고 맥락이 혼란스러운 글이 되고, 줄이면 입문자에게 난해한 글이 될 게 분명하다.


2. 나는 생각보다 원칙에 기반한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


내 매매는 임기응변이나 직관적 판단에 근거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원칙이 있기는 한데 아주 관용적이고 포괄적이라 기준 역할에 불과하다.


이러니 원칙을 세우고 지키는 투자를 알려주는 건 어렵다.


아마 의사결정 프로세스 위주로 알려주는 편이 나을 듯하다.


이 편이 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거짓말을 할 순 없지 않은가. 내가 하고 있고,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소개해야 진솔한 글이지 않나.


2. 하나의 투자법만 알려주는 거라면 쉬울 텐데, 그럴 수가 없다.


많은 글과 입문서는 장기투자면 장기투자, 스윙이면 스윙, 데이트레이딩이면 데이트레이딩, 스캘핑이면 스캘핑 이런 식으로 한 주제에 집중한다.


그리고 왜 그 방법이 좋은지 설명한다. 때론 그 방법만이 유일하게 돈을 버는 법인 것처럼, 우월하다고 설명한다. 그 설명이 근거가 되어 다른 투자법은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듯 넘어간다.


하지만 난 투자법에 우열을 두지 않는다. 그리고 여러 투자법을 활용한다.


당장 내 트위터 피드를 보면 알겠지만, 난 장기투자, 스윙, 데이트레이딩을 전부 한다.


이 세 가지를 조화롭게 쓰는 법을 설명하는 건 어렵다. 한 가지만 설명하는 것도 벅찬 데 말이다.


애초에 내가 저 세 방법을 조화롭게 잘 쓰고 있을까?


나는 투자를 잘하는 방법을 알긴 하는 건가?


3. 내가 누굴 가르칠 자격이 있을까?


당장 나 또한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회의하며 살아가는데 입문자를 도와주는 건 어려울 수밖에.


나는 "시장수익률을 이겼는가"를 성과의 기준으로 삼는다.


당장 시장수익률을 3년 연속 이겨오고 있긴 한데, 3년이면 그리 짧진 않아도... 누굴 도와줄 자격을 얻기엔 부족한 시간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든다.


4. 그래도 써보고 싶다


아마 내 글을 읽는 사람보다 쓰는 나 자신이 얻어가는 게 더 많은 글이 될 것 같다.


사실 글이란 게 내가 쓰고 싶어 쓰는 거지, 반드시 타인에게 큰 도움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니다.


겸사겸사 내 글을 읽는 사람도 얻어가는 게 있으면 되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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