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내리는 방울 소리
작은 물방울이 나를 타고 지나가는 것 같기도
거친 물방울이 나를 쓸고 내려갈 것 같기도
아무런 의식 없이 평화롭게 들리는 소리가
오는 순간에는 두렵게 쏘아붙이듯 들려온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풍이
몇 달 동안 쌓여있던 거리 구석의
먼지와 더미들을 쓸고 내려간다
바람이 불어도 흩날려지지 않던
지붕과 건물 틈새에 쌓인 먼지까지도
물과 함께 흘러내려간다
내 마음 한구석에 사라지지 않는
근심과 고단함도 같이 싣고 가주기를
거센 빗소리와 함께
우산 너머로 내 몸에 닿는
차가운 저 물방울들이 모여
모든 걸 흘려보내는 작은 파도가 된다
비가 그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질 파도지만
해가 비춰오면
모두 말라버릴 물방울이지만
금방이라도 끝나버릴지 모를 이 순간만이라도
내 마음의 응어리를 모두 씻겨내려 주기를
잠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