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 없이 떠나는 여행

by 별방구


산책


무언가를 떠올리기조차

힘이 드는 날이면

겨우 양말을 신고

그 위로 신발을 신어낸 뒤

문을 열고 나선다


그렇게 걷다가 문득 발견하는 세잎클로버

예기치 못한 발견은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그렇게 시작된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아주 작은 변화가

고단했던 하루에 새싹을 돋아나게 만든다


목적지 없이 떠나는 여행

느릿느릿 걸음을 내딛다보면

멈춘 것도 나아가는 것도 아닌

어떤 움직임을 하고 있다


아무것도 달라질 것 같지 않은

움직임 속에서

나는 미세한 소용돌이를 발견한다


그것은 나를 조금은 웃게 하기도

조금은 울게 하기도

때론 그저 아무 표정도 짓게 하지 않는다


차분함 속에서 골몰하기

나아감 속에서 멈춰있기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달라짐 없이도 변화하는


오늘도 무거운 몸을 일으켜

산책을 하러 가야지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