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 비행 시험을 잘 마친 후 타이밍 좋게 죽마고우가 미국으로 여행을 왔다. 주말을 이용해서 3박 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즐겁게 관광을 하며 맛난 음식을 먹고 잊지 못할 대화를 하며 최소 10년 동안 회상하며 즐길 수 있는추억을 만들었다.
미국에서 비행하면서 좋은 점 중 하나가 한국에서 지인이 오면 함께 미국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않을까? 이때가 아니고선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기 때문에 더욱더 값진 추억을 만들 수가 있다.
죽마고우와 함께 at San Francisco
황금 같은 휴식을 마치고 바로 사업용 조종사 마지막 과정에 들어갔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우리 학교 경우 Part 141이기 때문에 Multi-engine으로 사업용 조종사 Initial 시험을 봐야 한다. 비용이 꽤 비싸지만 어쩔 수 없다...
FAA Comercial Written Test
계기 비행을 하면서 Commercial-ground 100 hours 수업을 다행히 끝내 놓았다. 그래서 한 열흘 정도 Commercial Written Test를 준비하고 바로 시험을 봤다. 100점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96점을 받았다.
사실 미국에서 FAA 필기시험은 70점만 넘기면 되고, 실기 시험을 볼 때도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아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긴 하다.그래서 필기시험은 개인적인 만족이 큰 영역이라 보면 된다.
Multi-engine vs Single-engine?
우선, 멀티 엔진 항공기가 싱글 엔진 항공기보다 안전하다. 싱글 엔진 항공기 경우 엔진 고장이 날 경우 즉시 가장 안전한 평지에 비상 착륙을 준비해야 하지만, 멀티 엔진 항공기 경우 두 개의 엔진 중 하나가 고장 나도 나머지 한 개의 엔진으로 비행이 가능하다. 그래서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깝고 안전한 공항으로 비행을 하여서 안전하게 착륙할 수가 있다.
둘째, (상식적인 부분이지만) 멀티 엔진 항공기가 엔진이 두 개가 있기 때문에 싱글 엔진 항공기보다 훨씬 빠르다. 예를 들어 싱글 엔진 Cessna 172 경우 보통 Cruise speed 100 knots (185.2km/h)이지만, 멀티 엔진 Seminole PA44 경우 Cruise speed 130 knots (240.76km/h)까지 가능하다.
셋째, 국내 항공 시장에서는 아직이지만 미국에선 멀티 엔진 시간이 싱글 엔진 시간보다 값어치가 크다. 그래서 멀티 시간이 많을수록 미국 내에서는 경쟁력이 더 크다고 보면 된다.
이 외 기본적인 항공기 컨트롤, 항공기 시스템, 그리고 Emergency procedure에서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아,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비용 부분이다. 싱글 엔진보다 시간당 두배 정도 비싸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탄 PA44-180 '66AL'
Multi-eninge Commercial 공부법?
멀티 엔진 항공기로 비행한다고 해서 새로운 항공지식을 다시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엔진이 하나 추가되면서 그에 따른 항공 이론과 항공기 시스템을 익혀야 한다. 사실 공부해야 하는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멀티 엔진 관련 지식을 쌓는 것에 대한 부담은 느끼지 않았다.
멀티 엔진 관련해서 크게 세 가지를 추가적으로 알면 된다.
a. Multi-engine Aerodynamic
b. Vmc Factors
c. Multi-engine system
Vmc & Landing gear system
이렇게 그림을 그려가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을 살짝 응용하면서 공부하다 보니 힘들기보단 오히려 재밌었다. "제트 엔진도 이럴까?" 하는 궁금증도 생기면서... ^^
자가용&계기 비행하면서 얻은 지식에 더해서 이 세 가지 사항에 대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숙지한다면 멀티 엔진 비행이론 관련해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보통 Embri-Riddle Multi-engine Airplane Guide 자료를 통해 공부한다. 혹시 필요하신 분들은 파일을 첨부해 놓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사업용 조종사 과정은 사실상 크게 새롭게 공부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정리하면서 다시 복습하고, 내 것으로 한번 더 만드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What is NEXT?
자가용 조종사 준비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잘 버텨준 것에 대해 스스로 대견스럽기도 하고 때론 자랑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항공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졌다. 여러 가지 악재 속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겹쳤으니... 15년 만에 항공 시장 최악의 위기인 상황이라고까지 하니 말이다.
그래서 요즘 '공부 시간' 보단 미래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것 같다.
"아, 이제 어떻게 다음 스텝을 밟아야 하지? 한국으로 들어가서 원래 계획대로 취업 준비를 해야 할까? 2021년까지 신입 부기장을 뽑지 않을 거란 전망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다시 취업을 해야 할까? 아니면 미국에서 교관과정을 지원해서 경력을 이어가야 할까?..."
현재 비행을 하고 있거나 아님 과정을 모두 마치고 한국에서 조종사 취업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든 예비 파일럿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다.
항상 그런 것 같다. "미래에 대한 선택지는 여러 개가 있고, 그중 어떠한 선택을 하든 그것에 대한 결과는 100%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
현실에선 상황이 어찌 됐든 변명과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현실과 이상을 현명하게 타협하며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