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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Boy Mar 28. 2020

처음으로 조종간을 잡은 순간

그래, 바로 이 느낌이다

"쿵쾅쿵쾅"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다


비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운 좋게 몰디브(Male, Maldives) 4박 5일 일정이 나와서 팀 동료들기장님들과 함께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청량한 바다를 바라보며 모히또 한잔 하던 그때 기장님께서  "자네 조종사 도전 보지 그래? 영어도 곧 잘하고, 체격도 좋고 잘할 것 같은데? 도전하면 다 되게 돼있어. 나도 하는데 뭘, 한국 돌아갈 때 Cockpit 구경시켜 줄게. 이륙/착륙하는 거 한번 봐봐!"

그때 당시 조종사란 직업은 감히 내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영역이었다. 내가 살아왔던 환경과는 전혀 다른 분야이기도 하고, 조종사하면 뭔가 남 얘기만 같았다.  내가 무슨...;


그리고 다음 날, 기장님이 해주셨던 그 말씀이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

조종사로서 승객들의 안전, 그리고 하늘의 평화를 위해 바쁘게 이륙 준비하는 모습, 그리고 그 계획대로 비행기가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직접 보니 이미 내 가슴은 뜨거워져 있었다. "와, 이게 무슨 세상인 거지? 나도 하고 싶다! 근데 할 수 있을까?"

모히또가서 몰디브 한 잔 하던 그때




그러고부터 3년이 지나고 이젠 내가 조종간을 직접 잡고 비행을 시작했다. 첫 비행, 어리둥절 대면서 어설프게 이륙하는 그 순간 "아! 이 느낌이다, 이게 바로 내가 그토록 원했던 가슴 떨리는 그 순간이다!" 하며 마음속으로 크게 외쳤다. 

30살, 늦은 나이에 시작한 꿈을 향한 무모한 도전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굉장히 값지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첫 비행하러 가는 길

항상 한발 뒤에서 누군가가 도전하는 모습만을 바라보며 동경하고, 동기부여를 받던 내가, 이젠 나의 꿈을 위해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막상 시작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고, 넘어야 할 산들이 수백, 수천 가지다. 더군다나 꽤 안정적이었던 미래도 지금은 굉장히 불투명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장히 행복하다. 누군가가 내게 행복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이렇게 답을 할 것이다. 

"성공, 실패 상관없이 내 가슴이 뜨거워지는 방향으로 걸어갈 때라고"


혹 실패하면 어떤가? 젊을 때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본 경험은 앞으로 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값진 자양분이 될 것인데 말이다.


"실패하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도도 안 하면 불행해진다." - 비벌리 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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