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는 일, 출근을 위해 나설 때나 마트에 잠깐 들르기 위해 나설 때조차
왜 내 두 손은 그렇게도 무거운지 모르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마찬가지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날이 거의 없을 만큼, 늘 장바구니나 내 가방, 크고 작은 짐들이 손을 채운다.
생각해보면 집을 나설 때부터 이미 두 손은 바쁘다.
왼손에는 꼭 버리고 가야 하는 쓰레기봉투가 들려 있고,
오른손에는 내 가방이나 오늘 수업에 필요한 교구재들이 들려 있다.
가볍게 문을 닫고 나오는 기억이 언제였는지 잘 떠올려지지 않는다.
40대 아줌마가 뭘 이렇게도 많이 이고 지고 사는지 스스로 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다들 이렇게 살아간다고 하면, 사실 별 할 말이 없어진다.
집을 나설 때엔 늘 집이라는 공간을 정리하고 관리한 흔적을 함께 들고 나간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올 때엔 냉장고를 채우기 위해 마트에서 산 것들을 다시 들고 들어온다.
손이 쉴 틈이 없다. 쥐고, 놓고, 다시 들고, 또 내려놓는 일들이 어느새 일상의 전부처럼 느껴진다.
왜 이렇게 내 손엔 해야 할 일들과 책임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집안의 무게들이 들려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스칠 때면 서글퍼지다가도, 아마 이것이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렇게 또 집에서 나오는길 집으로 들어가는길 묵묵히 두 손을 채운 채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