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없고, 구닥다리 차는 있다.

by 반짝별 사탕

돈은 없고, 차는 있다. 시간은 많고, 커피값은 아껴야 한다.
그래서 요즘 내가 선택한 곳은 집 근처 도서관이다.


집에만 있으면 시간이 너무 아깝게 흘러갈 것 같고, 누워 있기만 할 것 같아
노트북을 챙겨 도서관으로 향하게 된다.


도서관은 누가 커피를 시키라고 하지도 않고,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 주는 사람도 없다.

이런 곳이 가까이에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로인지 모르겠다.
이사를 하게 된다면 도서관이 가깝다는 이유만으로도 집을 정하고 싶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서관이라니, 생각만 해도 매력적이다.

그렇다고 내가 책을 굉장히 많이 읽는 사람은 아니다.

자기 전에 억지로 반쪽이라도 책을 넘기는 습관 정도.
그마저도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 아니다.

아이에게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끄덕끄덕 흉내 내며 시작했을 뿐이다.

참, 아이는 나에게 별의별 것을 다 하게 만드는 존재다.
끈기라고는 없던 나에게 새 습관을 만들어주는 힘도 가진 존재이니까.


이제 1월이 되면 아이의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나는 또다시 내가 머물 곳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해결책은 역시 도서관이다.
도망치듯 숨을 고를 수 있는 장소, 숨이 막힐 듯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


가끔은 이런 내가 진짜 사춘기를 겪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사십춘기라는 말이 떠오를 때면 괜히 씁쓸하면서도,


참 지금의 나를 표현하기 딱 맞는 말 같아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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