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짝쿵짝, 로마

지구별 탐사일지 15화

by Stardust


다시 로마다.


호텔에 가까이 갈수록…

쿵짝쿵짝.

익숙한 팝송 멜로디가 들려왔다.

어?! 세상에.

첫 로마 일정 내내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이름도 '마이애미 팝'인 가라오케 가게가 있는 바로 그 건물에 호텔이 있었다.

로마의 모든 길은 마이애미 팝으로?


예약을 맡았던 J가 계면쩍은 듯

큰소리로 웃는다.

분명 보르게제 공원 근처였었는데…


핸드폰으로 예약한 우리네 손꾸락이 부린 마법이었다.


웃픈 현실.

그나마 다행인 건 4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신식 건물이란 거.


한바탕 웃던 우리는

방에 가방만 던져두고 한식당을 찾았다.

한때 별명이 밥순이였던 나.

김치전골에, 풍성한 각종 나물반찬.

허겁지겁 먹는 동안, 말이 없다.

여기 밥 한 공기 추가요!

죄송합니다. 밥이 다 떨어졌어요.

오늘따라 손님이 많네요.

네?!

그래도 우리는 남은 일정을 지킬 에너지는 충전했다.

장기여행은 역시 밥심이지.


다음날 아침,

성 베드로 성당에 제일 먼저 갔다.

큰 국제 행사가 있어 검문을 거쳐야 했다.

한참을 돌아서야 대성당에 들어섰다.

결국 셋이 함께였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베르니니의 제단 앞에서 잠시 말을 잃었다.

경호원을 대동한 추기경들이 입장했다.

멀리 비둘기가 새겨진 스탠드글라스 아래 따듯한 빛이 은은하게 흐르자

미사가 시작되었다.

J가 고개를 숙여 기도했다.

평화로워 보였다.

로마, 바티칸에 온 보람이 있는 순간이었다.


나도 잠시 그녀 옆에 서서 기도했다.

순간… 소음이 사라지고 고요가 찾아왔다.

편안했다.


가족들에게 바티칸 우표와 소인이 찍힌 엽서를 보냈다.

그날 나는 무슨 말을 했을까?

이 글을 쓰다가 문득 그 엽서를 찾았다.


가족들이 나를 쳐다본다.

엽서를 받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엽서는 우편함 안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결국, 온 가족이 함께 읽었다.

그날 나는 가족의 안녕이 궁금했고,

조금 그리웠던 것 같다.


엽서를 읽는 동안,

쿵짝쿵짝-

로마 시내 한 모퉁이

마이애미 팝에서 듣던 소리가 겹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