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 Beauty를 찾아서

지구별 탐사일지 16화

by Stardust

로마를 다녀온 당신,

로마를 꿈꾸는 당신.

'로마' 하면 당신은 무엇을 떠올리는가?

콜로세움 같은 고대 유적, 트레비 분수의 낭만, 바티칸 성당의 성스러움, 그리고 끝없이 유혹하는 음식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내내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Volare Oh Oh ~

Cantare Oh Oh Oh Oh ~

Nel blu degli occhi tuoi blu

Felice di stare quaggiù.


날아보자, 노래하자.

네 파란 눈 속의 하늘에서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내 마음대로 번역)


후렴만 무한 반복해도 좋았다.

마치 드론이 된 듯,

파란 하늘 위로 둥둥 떠오르는 기분.

정말이지, 로마에서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La Dolce Vita!


마지막 밤

우리 셋은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를 들어가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러

캄피돌리오 언덕을 올랐다.

발아래로 로마 제국이 장쾌하게 펼쳐져 있었다.

사진을 찍던 Y가 투덜거렸다.

“돌아가면 핸드폰을 바꿔야겠어. 내 사진은 너무 별로야.”

“설마, 야경은 삼성폰인데.”

나는 Y의 폰을 받아 펜스에 올리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숨을 잠깐 멈추는 기본만 지켰다.
그런데—조명이 켜진 로마의 야경이 놀랄 만큼 선명하게 담겼다.


와. 네가 찍으니까 이렇게 잘 나오네.

내 폰이 문제가 아니었어.

이걸 이제야 알다니. 하하하.


그렇게,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가을 로마의 골목을 늦도록 헤매다

쿵짝쿵짝 음악을 들으며 침대에 누운 밤.

문득 내가 좋아하는 로마 영화,

<The Great Beauty>가 떠올랐다.


첫 소설 성공으로 상위 1% 삶을 살지만

40년간 더 이상 아무것도 쓰지 못한 남자.

벌써 65살.

화려한 생일 파티 후

첫사랑의 부고를 듣는다.

인생의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세월이 흘러도 우아한 유적지,

풍요로운 예술과 넘치는 스토리,

그리고 로마가 품은 쓸쓸한 위엄…

제목처럼,

영화 속 모든 장면은 위대하게 아름답다.


포스터 속,

주인공 뒤로 보이던 낯선 조각상.

분명 로마 어딘가에 있을 텐데,

대체 어디지?


그리고,...
아차.
방금 전 우리가 올랐던 그 언덕에 있었다.



다음 날, 정말 마지막 아침.
친구들은 나를 위해

캄피돌리오 언덕에 한 번 더 올라줬다.

그 언덕 위 카피톨리니 미술관 1층.
영화 속에서 처음 보고 잊지 못했던

그 조각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염 난 남자가 비스듬히 누워 있는
1세기 로마 대리석 조각, ‘마르포리오’.


그 앞에 서자,
그 영화가 왜 내게 오래 남았는지

이유가 생각났다.


영화는 묻는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요?


나는 J와 Y를 돌아보았다.

아침 햇살 아래,

로마를 배경으로 서 있는 두 친구.

절세 미녀 J와 조각미녀 Y.

열다섯, 그때처럼 여전히 찬란한.


어쩌면 지금,

바로 우리 눈앞에 있는 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