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상 브런치에 글을 쓰려니 쓸거리가 너무 많았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모두 쓰고 싶은데 머뭇거릴 정도로. 그러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정말 괜찮은 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 일기장이나 휴대폰 메모장에는 어울리지만 브런치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브런치를 돌아다니며 글을 읽으면 그 고민이 더욱 커진다. 나는 여행을 자주 다니며 멋진 사진을 찍는 사람도 아니고, 전문적인 쓸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이것저것 흥미도 많고 나름대로 그 이것저것들을 정의해보고 의미도 부여해보지만, 그것 참, 내놓기엔 어딘가 모자라 보인다. 내게 필요한 단어는 요놈 같다. '슬슬'
서점에 가서 서가를 살펴보면,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도움을 주려는 책들이 꽤 많다. 문장을 이렇게 쓰면 좋고 저렇게 쓰면 별로다!라는 것들. 그러면 괜스레 읽고 싶어 진다. 국문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그동안 읽어낸 책이 적지 않다는 것 하나로 글을 쓰겠다고 덤비는 게, 사실 마음 한구석에선 그런 가이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꿍얼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다닐 땐 동아리에서 문집도 내 봤으면서 지금도 글을 보일 때마다 부끄러워한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런 책을 굳이 찾아다니며 읽을 필욘 없다는 생각도 든다. 신경 쓰이니까. 내 스타일을 찾는 것도 중요하고 틀에 갇히면 아무래도 하고 싶은 말을 다 못쓸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난 퇴고를 즐긴다. 처음엔 쓰이는 대로 쓰고 그다음에 글을 다듬고. 다시 읽다 보면 신기하다. 기분 따라 글이 건조하기도 하고, 가끔은 감수성 폭☆발☆.
- 좋은 글이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사진] 동네 능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