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색과 염색의 중첩으로
푸석해진 머리를 묶는 당신은
날개뼈가 보이는 나시를
더 이상 서슴지 않고
낮은 식탁에 정좌로 앉아
통닭의 뼈를 발라 주는 나는
이제 당신의 살결을 봐도
다리가 저리지 않다
순살을 더 좋아하던 내가
시장 통닭을 발라 먹는 버릇을 들인 해에는
이러다 당신과 연정이 들겠다는 농담을 자주 찔렀다
유머가 방어기제라던 내가
찌른 농담에는 통닭보다도 잔뼈가 많았고
묵살과 묵인 사이의 간격을 가늠해보는 일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