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by 계단실

정욱이 형은 연평도에 가서 돌아오지 못했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정욱이네 분식 아줌마를 정욱엄마라고 부른다. 분식집 옆 39포차 주인장 이씨 아저씨는 이제 3900원짜리 안주를 팔지 않지만 가게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 비밀번호 잠금문 설치 일을 하시는 벙어리 할아버지는 여전히 "열쇠"라고 적힌 컨테이너에서 손님을 맞는다. 고기집의 1인분은 한사람 먹기에 모자라고 치킨집에서 한마리를 시키면 중닭 한마리를 내온다. 돈은 돈값을 못하고 사람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이름값 하지 못하는 일들이 씌고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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