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을 판매하는 사람, 마스다 무네아키를 만나다
CCC(컬처 컨비니언스 클럽)의 대표로서,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을 만들고
지금은 지방의공공도서관까지다양한 기획에 참여하고 있는 마스다 무네아키의 철학과 비전을 담은 책.
“지금까지 기업을 성립시키는 기반은 재무 자본이었다.
충분한 상품과 플랫폼을 만들려면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소비사회가 변하면 기업의 기반도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
여기에서 이야기하는‘지적자본’은 개개인이 갖고 있는 지적자본이기도 하고
츠타야가판매하는 콘텐츠- 즉, ‘책’이기도 하다.
그는 서적이라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서적에 쓰여있는 제안을 판매하려 한다.
그런 시도가 츠타야 서점이었고, 그뒤로 이어진 행보가 다케오시의 시립도서관이다.
“서적은 제안덩어리다. 그런 제안덩어리를 모아 놓은 도서관은 그야말로 지적자본을
사회에 확장해정착시킬 수 있는 거점에 해당하는 시설이다. 나는 늘 미래사회에서
가장 중요시되어야 할 공공시설은 도서관과병원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지방에서는누릴수 있는 문화적 요소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경험의 폭도
수도권에 사는 사람보다 적다. 결국 경험한만큼 생각하기 마련이고
그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여러모로 불리하다.
그렇기 때문에지적 자본이 응집된 ‘도서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나또한누구보다 공감한다.
어릴적 나는영화도, 전시도, 음악도 제대로 접한 적이 없다.
하지만 방학때면 도서관에가서 책을 읽었다. 그 책들로 미래를, 내가 가보지 않은 세계를, 상상했다.
지금도 책은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은 고리타분한, 혹은사양산업의 이미지가 되어 버렸다.
그와 더불어 점점 도서관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이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기존의도서관이 장서들을 보관한 공간이라면 마스다가 만든 지방의 도서관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현대적인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곳에 가고 싶게 만들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적 자본 –
책, DVD등에 손이가게끔 만들었다.
‘다케오 시립 도서관’을 검색하면 멋진 이미지들이 많이 뜬다.
공간 자체를현대적인 느낌으로 만든 것도 물론 대단하지만,
결국 도서관은 ‘콘텐츠’를 담는 공간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어떻게 분류했냐가 더욱 중요하다.
인상깊게 본대목은 기존의 ‘십진분류법’이 아닌 ‘22종 분류법’을 채용했다는 것.
“십진 분류법이 최초로 발표된 때는 1928년이다. 따라서현대사회의 라이프스타일과는 동떨어진 부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원예관련 서적은 1차 구분으로 말하면 ‘산업’항목에,
낚시 관련서적이라면 ‘예술/미술’ 항목으로분류된다.
이 분류법을 그대로 지켜나가는 것이 과연 도서관 이용자들의가치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런 방법에는 책을 판형에 따라 기계적으로 분류해 매장에 진열하는서점과 공통된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 결국 다케오 시립 도서관은 기존의 십진 분류법을 버리고 보다 현실 생활과 밀접한
‘22종 분류법’을 채용해 장서를 관리하기로 했다. 이것은 내용에만 초점을 맞추는것이 아니라
그 책이 어떤 독자들을 대상으로 쓰인 것인가, 하는 점을 세밀하게 파악해 분류하는 방법으로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을 만들 때 CCC가 독자적으로 창조해낸 것이다.”
책을 기존의 일률적인 분류가 아닌 어떤 ‘관점’을 갖고 재분류한 것인데,
최근에인기를 끌고 있는 작은 책방들 중에 그런 사례가 많다.
땡스북스, 유어마인드, 북바이북, 꽤이름이 알려져 있고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운영한 작은 책방들에 가 보면 그 책방만의 색깔로 책들이 분류되어 있다.주로 그 책의 분류는 주인이 읽은 책이거나,
주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책인 경우가 많은듯 하다.
이처럼 소규모인경우에는 색깔이 살아 있을수 있는데 규모가 커지면 그런 독자적인 관점이나 색깔을 살리기 힘들다. 왜냐하면‘생산성’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고, 처음에 그런 관점을 공유했던 사람들이외에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직원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츠타야가 인상적인 점은 내가 생각하기에 ‘대규모’ ‘체인’서점 중에서는유일하게 그런 ‘관점’이 살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관점을 단순히 상업적인 시설을 넘어서서 공공의 시립도서관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그 호환성이 매우 놀랍다.
그렇게 할수 있는 요소로 내가 생각하는 점은,
01 관점의 전환
“츠타야를 예로 들면, 나는 지난 30년동안 츠타야의상품이 DVD나 CD, 또는 책이나 잡지라고 생각한 적은한번도 없다. 눈에 보이는 그런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각 상품의 내면에 표현되어 있는 라이프스타일을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상품이라고 생각해 왔다”
전작인 ‘라이프스타일을 팔다’에서도 그렇고 이번 책인 ‘지적자본론’에서도 그렇고, 그가일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상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것”이다. 서점이 점점 사라지게 된 것은 시대적인흐름도 있겠지만 결국 상품으로서의 책을 팔던 관습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은 아닐까 ? 점점 지점을 확장하고있고 공공도서관에까지 자신의 관점을 적용하는 츠타야의 사례를 보면 그런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02 비전의 공유
결국 아무리비전이 있어도 혼자 일을 할수는 없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자신의 비전을 글로써 명확하게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지적자본론’ 벌써 두권의 책 출간) 이것은 츠타야에 관심있는 외부인에게도 통할것이고, 그와 함께 일을 하는 내부 직원들에게도 효과적일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철학을 명확하게 텍스트로 정리하고 공유한다는것은 아주 강한 힘을 가진다고 본다.
03 조직의 운영
“어느날 아침, 엘리베이터안에서 만난 우리 회사 직원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까지 지나치게거대해진 조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그리고 조직이 적절한 규모를 넘어 지나치게 거대해지면지적자본을 축적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고객가치로 전환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생각을 품게 되었다.
.. 휴먼스케일의 조직은 다르다. 그곳에서는 사원들이 병렬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모든 조직원이상사 – 부하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동료다. 동료이기 때문에동일한 위치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그들이 바라보는 방향은 당연히 고객이다. 눈앞에는 항상 고객이 존재한다”
책을 단순한책이 아닌 ‘지적자본’으로서 제안하려는 것과 더불어 그는직원 개개인의 ‘지적자본’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직원이 아닌 한명 한명이 각자 기획력을 갖고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안하게 만들고 싶어한다. 수직관계의 회사에서는 사실 부하직원은상사의 관리를 받고, 자유롭게 상상하고 기획하지 못한다. 그는조직이 관리를 하는 곳이 아닌 개개인에게 자유를 주고 그 자유속에서 고객향의 제안을 하도록 만드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라이프스타일을 팔다’도 좋았지만 이번 책인 ‘지적자본론’이 더욱 좋았던 것은 어쩌면 ‘도서관’ 에 대한 이야기가 일부 깃들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심 가득) CCC는 물론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이지만 그 회사가 판매하는 것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라이프스타일을 ‘잘’ 판매하는 회사이다. 더불어그들의 노하우는 공공도서관에도 깃들어, 지방의 지적자본을 양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책을 사랑하는사람으로서 책에는 여전히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츠타야가 주목을 받는 것이 고맙고 책이 가진‘지적자본’의 힘이 더 많은 사람에게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또한 이 책은 직장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나는 과연, 지적자본이 충만한 개인으로서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제안을 하고 있나, 라는 생각에 다소 뜨끔했고 아마 상사나 회사의 오너라면, 본인은직원에게 자유를 주고 있나, 관리를 하고 있나 라는 생각에 뜨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아주 쉽게 쓰여진 책이다. 두껍지 않고 뒷 페이지의많은 부분은 사진으로 채워져 있어 술술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