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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숙 Jan 26. 2017

만약 외계인과 대화를 한다면?

영화 [컨택트], 생각의 시각을 전환시켜 주는 영화

4컷으로, 컨택트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소개해 보았습니다.

**2017년 2월 2일에 개봉하는 영화로, 시사회를 통해 미리 접했습니다.

직접 보시라고 꼭 권하고 싶어서 최대한 스포일러 없이 글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파리로 여행을 간적이 있어요. 낯선 그곳에서 전 길을 잃어, 영어로 한 프랑스인에게 길을 물었지요.

그순간, 그녀는 프랑스어로 자신있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 순간의 당혹감이란.
공통된 언어로 대화한다는 것은 서로의 생각을 쉽게 교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아주 단순한 것이라 해도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기 어렵다는 뜻도 되지요.


01 이야기의 착안점 :: " 만약 외계인과 대화를 하게 된다면 ?" 

같은 지구인끼리도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 서로 이해가 어려운데
행성 
체가 다르다면, 대화가 더 어렵지 않을까요. 지구에 찾아온 외계인과의 '대화'
'컨택트'는 그런 상상이 좀더 구체화된 영화입니다.

어느날 거대한 우주선이 지구에 나타납니다.

보통의 영화라면 외계인은 가차없이 지구를 공격할 것이고, 지구인은 반격에 나서겠죠.

물리적인 공격은 대화 없이도 의도를 간파할 수 있는 것.

이럴 경우, 그들과 대화를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컨택트의 외계인은 어떤 공격도 없이 그저 고요히 그 자리에 머무릅니다.
이들은 침략을 유보한 칩입자들일까, 아니면 여행자일까.
혼란에 빠진 지구인은 외계인에게 묻기로 합니다.

"당신이 이 곳에 온 목적은 무언인가요?"


묻기 위해서는 서로가 이해하는 언어로 질문이 필요하지요.

언어학자인 루이스는 서로가 이해하는 언어로 이 질문을 묻기 위해 외계인의 언어를 조금씩 배워갑니다.


생각해 볼점 ::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 는 말을 들어 본적이 있으신가요 ?


한국에서는 낯선 사람을 만나면 의례적으로 나이를 묻곤 합니다.

서양에서는 이것이 무례한 질문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어에는 높임법이 있기 때문에 나이에 따라서 언어의 표현을 달리해야 되어서 

필연적으로 묻게 되는 것이기도 하겠죠. 반면에 영어는 높임법이 없고요.

그 결과, 한국에서는 나이에 따른 친목 도모, 스트레스, 차별이 더욱 심한 것 같기도 해요.


물론 영화에서는 '외계의 언어' 이기 때문에,

지구의 언어와는 더욱 더 확연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루이스는 외계의 언어를 배워가고, 이해하게 되면서 점차 이상한 꿈을 꾸게 됩니다.

그 꿈은 외계인의 방식대로 사고의 흐름이 바뀌어 가는 것을 의미하죠.


앞서 이야기한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가 문화의 차이를 만든다면.

영화에서 나오는 지구어와 외계어의 차이는 더 커다란 차이를 만듭니다.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틀 자체를 아예 뒤흔들어버리죠.

이것이 '언어'의 사용에서 비롯된다, 라는 발상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인지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


생각해 볼점 ::소통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서로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 한다고 소통이 되는 것일까요?

하나의 단어마다 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것도 있고,

때로는 뉘앙스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진짜 대화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좀더 깊은 생각이 필요하죠.


언어학자인 루이스는 외계인과 소통하면서 서로 함께 나눈 대화의 

진짜 의미를 찾아내려 노력하지만, 지구인들은 그 흐르는 시간을 아까워 합니다.

빠른 '판단'을 요구하죠.


'소통'이라는 말 안에는 '시간' 이라는 것이 함께 포함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시간이 없어지다 보니 누군가를 만날 때도 

성급하게 판단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누군가와 소통을 하고 싶다면, 시간을 충분히 들이는 것이 필요하겠죠.

(그것이 꼭 외계인이 아니어도요.)

총평 :: 생각의 시각을 전환시켜 주는 영화.

이 영화는 'SF' 야. 라고 했을때, 각자 기대하는 것은 다를 것입니다.

새로운 시각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고, 놀라운 상상력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 영화는 기존의 다른 SF와는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눈에 보이는 시각적 즐거움 보다는, 생각의 시각을 전환시켜 주는 영화랄까요.

그래서 저는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꽤 오랫동안 영화의 여운이 남았어요.


+덧.

이 영화는 SF소설가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영화화했습니다.

소설에서는 외계의 언어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영화를 다 보신 후 함께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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