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땡글이 Oct 01. 2016

땡글이의 북유럽 여행기 13일차

스톡홀름 감라스탄 ~ 핀란드 헬싱키

스톡홀름은 북유럽의 서울이란 표현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아침에 혼자 길을 나서서 둘러보니 

그 표현이 이해가 된다.

아래에 스톡홀름의 메트로나 전철의 노선도인데, 엄청 복잡하고 여러 곳을 갈 수 있다. 스톡홀름은 여러 섬이 

묶여서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있는데 섬들을 이어주는 철도가 잘 돼있어서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다.

아침 일찍 눈을 떴는데 폰도 안되고 해서 그냥 무작정 나섰다. 어제 감라스탄 지구에 있는 왕궁을 제대로 둘러보질 못해서 왕궁을 가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구글맵이 안되니 생각보다 길 찾기가 어려웠는데 어제 맥주집을 가기 위해 감라스탄으로 갔던 일 덕분에 잘 찾아갈 수 있었다.

감라스탄 지구도 하나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섬 한 바퀴를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감라스탄의 외곽도로를 따라서 걷기로 하고 출발했는데 눈에 띄는 건물이 있기에 사진을 찍어뒀는데,

알고 봤더니 유명한 건물이었다. Riddarhuset이라는 건물로 스웨덴 귀족들의 집, 귀족들의 의사당이었는데

지금은 자리가 옮겨져서 그냥 역사적인 건물로 남아있는 듯했다.

의사당 옆은 Riddarholmen 지구인데 이곳에 있는 교회건물이 멀리서부터 눈에 띄길래 찾아가 보았다.

Riddarholmen 교회는 스톡홀름의 오래된 교회 중 하나라고 소개가 돼있었는데, 국왕들의 묘소로 이용되고  있다는 얘기를 본 것 같다. 

교회 외곽 장식들이나 첨탑의 모습들이 이런 도시에 너무 잘 어울리는 것이 보기 좋았다.

한국에서는 교회건물이 아무리 예뻐도 주변에 높은 건물들이 너무 많아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교회들을 볼 수가 없는데.... 아마 이런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게 아닐까ㅎㅎ

서울에 너무 많은 인구에 높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으니 아무래도 여유를 가지고 건물을 보긴 어려운 것 같다ㅠ

7시에 집에서 나왔는데 아무리 대도시여도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지 않아서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다시 길을 따라 감라스탄 지구를 돌고 있는데, 또 다른 지구가 보였다. 여기가 어딘지 너무 궁금했는데..ㅠㅠ

내 폰이 ㅠㅠ 안 켜져서 어쩔 수 없이 돌아다녀보진 못했는데 나중에 여기가 스웨덴 의회가 있는 

Helgeandsholmen이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저 입구가 밤에 예쁠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밤에 못 와봐서...

감라스탄 지구를 둘러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가 그 주변에 붙어 있는 작은 섬들도 다 둘러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본 것으로 만족하고 왕궁을 보러 갔다.

왕궁은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화려하거나 거대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왕궁이 더 회사 건물 같은 느낌이....

정원까지 올라가 보진 못했지만 그냥 건물이구나 했는데 이게 왕궁이었다니.. 하면서 지나갔었던 것 같다.

왕궁 내부가 괜찮았다는 글들을 많이 봤었는데.. 돌아갈 시간이 다돼서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ㅠ 왕궁을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 걸린다는 글을 봤는데 다들 평이 괜찮았던 것 같다. 감라스탄을 오게 된다면 정말 시간이 넉넉히 필요할 것 같다. 감라스탄만 돌아보는데 2시간 정도 걸렸으니 내부 구경 등을 한다면 더 많이 걸릴 것이다.

이렇게 스톡홀름 여행이 끝나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 더 늦어졌다간 헬싱키 비행기를 놓칠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애들 밥도 챙겨줘야 돼서..ㅠㅠ

다시 돌아와서 애들 밥을 챙겨주고 나니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는데, 꼭 사려고 했던 찻집을 들리지 못한 게 생각이 났다ㅠㅠ

시간도 얼마 없는데 하면서 숙소랑 가까우니 금방 갔다 오기로 하고 길을 나섰는데...

구글 맵이 없어서 한 10분을 근처를 방황했던 것 같다.

감라스탄 지구로 가는 해안 쪽에 있는 Tea Centre of Stockholm이었는데 책에 나와있던 소개에 다양한 나라의 차들을 수입해서 파는 곳이라고 돼있어서, 홍차 종류를 사기 위해 갔는데.. 길을 잃어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해버렸다.

그래서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여기서 가장 유명한 홍차랑 녹차를 사들고 왔는데 아직 먹어보지 못해서

추천을 하긴 힘들 것 같다.ㅠㅠ 

어제 먹은 술 때문인지 친구 중 한 명이 술병이 나버렸다. 어제저녁 후에 집에 돌아와서 남은 위스키를 먹었는데 거의 반 병 넘게 두 명이서 먹더니 그중 한 명이 쓰러져버려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통근열차를 타고 여기까지 들어오는 가격이 한 명당 130크로네 정도였으니 택시가 좀 더 비싸긴 하다.

알아보니 생각보다 공항으로 가는 택시들이 많았는데 잘 보면 택시 유리창에 공항까지 가는 금액이 적혀있다.

4인승부터 6인승까지, 차량의 종류에 따라서 가격이 다른데 시간이 없어 급한 대로 빨리 오는 차를 잡았는데 

하필 600크로네가 넘는 택시였다 ㅠㅠ 6인승짜리. 

너무 비싸다고 어쩔 수 없이 다른 걸 타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저씨가 딜을 하기 시작함.

600크로네에 해줄게 하니까 아냐 너무 비싸니까 다른 거 탈게 하니까 그럼 500에 해준다고 하는 것이다.ㅋㅋ

여기서도 흥정이 가능하다니!! 현금으로 내면 500크로네에 해준다고 하길래 아 현금이 하나도 없다고 했더니

가는길에 atm기가 많으니 뽑으면 된다고 딜을 하는 것이다ㅎㅎ

그래서 콜 하고 짐은 트렁크에 다 싣고 봉고처럼 생긴 차를 탔는데, 너무 싸게 부르니 이상한 곳으로 끌고 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가는 동안 친구는 계속 네비를 보면서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ㅎ

한 번도 atm을 써본 적이 없어서 걱정하긴 했지만 다행히 돈이 뽑혀서 끝까지 택시를 탈 수 있었고, 공항에 도착했다. 택시에 내려서 어제 배운 인사 Hej, då!(그럼 안녕)을 했더니 아저씨가 엄청 좋아하면서 계속 헤이도 헤이도 해주셨다 ㅎㅎ. 아무리 북유럽 사람이 영어를 잘 쓰지만 그래도 각 나라의 인사법 정도는 알고 가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느꼈다.

셀프체크인도 각자 알아서 처리하고 벌써 게이트 앞에서 모여있었다.

다행히 택시를 타고 와서 우리는 빨리 도착할 수 있었고, 여유롭게 면세점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스웨덴에서 다른 유럽 나라로 가는데 술은 살 수가 없었다... 이런 말도 안되는ㅠㅠ법이 어딨나요ㅠㅠㅠㅠ

완전히 못 사는 것은 아니지만, Liquor와 Wine을 못 사니... 거의 못 산다고 봐야 한다.ㅠㅠ  Glengrant라고 2016년 위스키 바이블에 올랐다는 술이 있어서 너무 사고 싶었는데 아쉽다 ㅠ.ㅠ

면세점에서 아무것도 건진 게 없어서... 사실 술 말고는 살게 없지만;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대기를 하고

우리는 비행기를 탔다. 술을 못 산 게 너무 멘붕이라 정신 나간 상태로 헬싱키에 도착을 했던 것 같다ㅋㅋㅋ

헬싱키에 도착하니 너무 익숙한 글자가 보였다ㅎㅎ 오랜만에 보는 한글이라 너무 반가웠는데 역시나 저기서 밖에 못 봄.. 헬싱키 반타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기차를 타면 되는데 한 40분 정도 걸리고, 교통권으로 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하루나 2일 정도 교통권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다.

하루권이 12유로고 하루씩 추가할수록 6유로가 붙었으니 며칠 있다면 구매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헬싱키 물가가 북유럽 중에서 싸다 보니 숙소도 싸게 구할 수 있었는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역시 싼 이유가 있었다. 우리가 airbnb로 갔던 곳 중에 가장 시설이 오래 돼있었는데, 그래도 주인이 착해서 마음에 들었다.

방이 좁아서 한 명은 소파에서 자고 두 명은 침대에서 자야 했는데 남자 3명이 덩치가 있어서 그런가 좀 불편하게 잔 것 같다. 그래도 아늑한 공간이었다. 혼자 살기 딱 좋은 곳?

배가 출출해서 술병 난 친구를 집에 두고 나랑 다른 친구는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길을 나섰는데, 북유럽에서 너무 먹어보고 싶었던 빵이 있어서 마트에서 구매했는데 꽤 괜찮았다. gifflar이라는 빵인데 미니 시나몬 롤빵 같은 간식거리였는데 먹을만해서 기억에 남았다.

헬싱키에는 유명한 카페가 몇 개 있는데 그중에 Fazer라고 해서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카페가 있다. 여기는 브런치카페인데 초콜릿도 같이 팔길래 먹어봤는데 괜찮아서 한국 갈 때 엄청 사갔다. 거의 한 5만원어치..

부다페스트 케이크가 유명한 케이크로 소개돼있었는데 먹어봤는데 느낌은 "달다, 바나나를 갈아서 넣었는데 가끔 바나나가 씹히고 크랜베리 잼이랑 겁나 잘 어울림"라고 그때 당시에 써놨었다.

커피도 나름 괜찮고 무난한 게 한 번은 가볼만한 곳인 것 같다.

Stockmann백화점이 헬싱키 시내에 있는데 여기 지하 식품관이 대박이었다. 백화점이라서 가격을 좀 걱정했는데 오히려 반찬거리들을 여기서 사서 집에서 밥을 해 먹었는데 가격 대비 엄청 만족했다. 맛있어 보이는 것도 많아서 침질질.. 흘리면서 돌아다니다가 저녁 반찬거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캬 오늘 저녁도 역시 고기! 비프 슬라이스에 BBQ에 생선까스를 사 왔는데 너무 맛있게 저녁을 챙겨 먹었다.

혹시나 점심이나 저녁 먹을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면 백화점 식품관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생각보다 밖에 오래 걸어 다녀서 오늘 저녁은 푹 쉬고 내일 일찍 돌아다니기로 결정하고 일찍 잠이 들었다.

내일은 술병 난 친구가 괜찮길 바라면서ㅎㅎ 우리 여행의 끝이 다가오는 게 실감 나기 시작한 밤이었다..ㅠ


북유럽여행 13일차 끝.

작가의 이전글 땡글이의 북유럽 여행기 12일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