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傲慢)의 계절

by 이학성

순장(殉葬)의 어둠 속에서

겨울을 살아낸

뿌리는 안다.


하이얀 가벼움의

압살(壓殺)하는 무게감이

소리의 흐름으로 변모하는 그 순간을

분주함이 다시 시작되는 그 시간을


뿌리는 안다.


하늘이 높아 높아지는 것들

하늘이 넓어 넓어져 가는 것들


이 오만(傲慢)의 계절이 지나고

섬유질의 뼈다귀마저

하얗게 질려가는 그 순간

비로소

하늘의 무서움을 안다.


하지만 뿌리는 또

알고 있었다.


버텨야 한다는 것을

버텨야 한다는 것을



한때는 잘난 사람이라 스스로를 생각했었습니다. 부끄러운 자기 고백입니다. 힘들 때 글쓰기가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오만함이 저에게 지혜를 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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