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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일일 일환희' 하자

새해다짐

by 이다

살다 보면 모든 것이 떠나갈 때가 있습니다

사회에서도 집에서도 손에 쥔 것들이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거죠.

저도 그랬어요.


그렇게 된 원인을 알고 싶었고 그 수렁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책 읽기, 마음공부, 명상 등을 해봤습니다.

도움이 되는 것도 있었지만 넓게 보면 뭐가 변했나 하는 생각이 들이도 합니다.

하지만 자살을 막아준 것만 해도 큰 역할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듭니다.


사실은 그러는 동안 사람이 참 많이 변했어요.

그동안 추구해 왔던 정신적인 가치들이 완벽하게 달라졌습니다.

단단하고 중요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멀어졌고요.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도덕은 절대적인 것이라는 생각들에서 멀어졌습니다.


내가 얼마나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보고 싶은 것 만을 보고 살았는지 알게 되었고 스스로의 모습을 얼마나 잘못 보고 살았는지 알게 되었죠.

보편적이며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무한한 시공간에서 가느다란 '선'처럼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이루어 놓은 가치 체계 또한 절대적인 것이 아닌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학교 교육은 의무다, 가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같은 명제들이 절대 명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의식이 기존의 사회 질서에서 이탈했습니다.

이것은 도태라고 할 수도 있고요. 깨어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모르고 살았던 그때보다는 지금이 더 좋습니다.

지금이 더 자유로우니까요.


그러면서 아쉬웠던 것은 왜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었어요.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고 다른 길이 널리고 널렸다고 해주지 않았을까요?

아마 그들도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확신이 없어서겠죠?

저도 그런 순간에 온 것 같아요.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지금은 침묵하느냐 더 웃어버리느냐의 갈림길에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스스로 찾아낼 겁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을 내가 해야 할 것들을.

그리고 알고 보면 공짜로 널려있는 환희들을 매일 발견할 겁니다.

오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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