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침일기_16화] 오래된 노래의 위안

by 이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김광진이 노래 부르는 영상을 보게 됐다.

'마법의 성'의 김광진이다.

기억 속에 김광진은 조금 남다른 점이 있었다.

금융계통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노래에 동화적 감성이 특출 났고 유행을 타지 않고 음악을 하는 것 같았으며 어딘지 모르게 위태로운 느낌도 들었던 것 같다.

어떤 노래는 모두가 따라 불러도 아무 지장이 없는 노래가 있는 반면 어떤 노래는 꼭 그 사람이 불러야만 하는 곡이 있는데 김광진의 노래들이 그랬던 것 같다.


오래전 영상이 지금 추천돼서 나오는 건가 했는데 아니었다.

수개월 전에 촬영된 영상이었는데 좀 특이한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 아직 노래를 부르고 있구나 하는 찰나 '진심'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정말 좋아하는 노래였는데 오랜만이었다.


그때 정말 묘한 위안이 느껴졌다.

수십 년 전 노래를 그때 그 느낌으로 정성스럽게 부르는 모습은 지나가버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것들을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세월에 휩쓸려 나조차도 외면해 버리는 흘러간 나의 무엇들 까지 들여다보고 그것들도 아름답다고 쉬어가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하는 위안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