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오토바이에 두 명은 물론 아이까지 다 합쳐서 네다섯 명도 타고 달리는 모습은 이곳 라오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두 사람이 가게 간판을 들고 아슬아슬하게 차들을 피해 달리는 모습이나 커다란 짐 보따리를 오토바이 운전대 양쪽으로 잔뜩 걸어 달고 균형을 맞춰 달리는 오토바이는 서커스 곡예단을 연상시킨다.
오늘은,
닭이다.
닭장을 적당히 쌓아 올린 모습의 오토바이는 결코 아니다.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은 한 남자의 잠바 품 안에 곱게 안겨진 닭이다.애완계인가?안고 가는 모습이 퍽 다정스럽다.달리는 오토바이의 바람사이로 닭 볏을 휘날리며 주변을 살피는 닭의 여유가한두 번 타본 것이 아님이 분명했다.
신기한 구경거리에 '어머, 대박- 크크크'웃음을 남발하면서나는 그 장면이 웃기기도 하고귀엽기도 해서 계속즐기고 싶었지만 '애틋한' 오토바이는 자동차들 사이로 요리조리 쌩- 사라졌다. 오토바이를 놓치고 사진을 못 찍은 것이 한이라면 한일까?
오늘도
닭이다.
아니, 닭다발이다.
오토바이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뉘어 거꾸로 매달린 닭들이다. 오토바이의 균형추가 돼버린 닭들이 타는 날씨와 배기구의 뜨거운 열기에 더 힘겨워 보인다.
거꾸로 매달려 연신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주변을 살펴 대는 닭들과눈이 마주칠까 봐 괜히 조심스럽다. 이번에는 사진을 남기리라 다급히 핸드폰 카메라를 켰다. 어디로 향하는 중일까?종착지가 그래도, 가정집 마당 어디였으면 좋겠다.
주인품에 다정히 안겨 가는 닭과 배기통 옆에 거꾸로 매달린 닭들이라니.천국과 지옥을 향해 달리는 오토바이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