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by 혀니

처음부터 비어있던 곳은

늘 아무것도 없던 자리라

허전한 줄 몰랐다.


어느 날, 네가 그곳에 날아와 앉았다.


종알종알 말하다가

까르르 웃고,

잠깐 눈도 붙였다가

곧 포르르 날아가버렸다.


원래 비어있던 자리였으니

아무렇지 않다,

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네가 머물렀던 모양대로

살짝 눌려있는 것도 같고,

네가 떠난 빈자리는

처음의 빈자리와 같지 않았다.


누군가 앉아있지 않았다면,

이 허전함 또한 몰랐을 것을.


나는 너에게서

따뜻함과,

사랑스러움,

허전함,


그리고

그리움을 배웠다.


나는 네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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