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뻥튀기

by 혀니

한 발짝,

조심스럽고 씩씩하게 내딛는 걸음.


태어난 지 꼭 한 해가 다 되어가는

돌쟁이 아기가 걷는 모양.


얼떨결에 두어 발짝 더 걷다가

철퍼덕 엎어진다.


으아아아아앙-

마당이 떠나가라 우는 소리에

놀란 엄마가 달려와

넘어진 아기를 일으켜 안아

흙먼지를 툭툭 털어준다.


아기는 곧 울음을 그치고

엄마가 쥐어 준 뻥튀기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웃어 보인다.


한 발짝,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로

나도 조심조심 발을 내딛는다.


넘어지면 달려와 줄 누군가가 없어도,

나를 달래 줄 뻥튀기가 없어도.


조심스럽게, 천천히.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가끔은 제자리에 멈춰

하늘도 올려다보고,

주변의 꽃도 둘러보면서.

앞으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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