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그림자

by 혀니

밤이 찾아오면 나는 눈을 감는다

눈앞이 캄캄한 것은

내가 눈을 감았기 때문일까

밤이라서 그런걸까

눈을 떠도 사방이 깜깜하다

나는 눈을 깜빡이며

어둠에 적응해보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검은색 뿐이다

어둠 속에서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하고

그저 홀로 눈을 깜빡이며

칠흑 같은 생각에 잠겨도 보고

길고 긴 밤의 끝을 기다린다

하지만 알고 있다

아침은 영영 오지 않을 것이고

해는 다시 뜨지 않는다는 것을

그럼에도 뜨지 않을 해를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어둠 속에서

그림자가 되는 방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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